긴 겨울을 이겨낸 것은 당신 때문이죠
겨울 동안 보고 싶었던 하늘
춥다고 껍질 안에 꼭꼭 숨어있느라
투명하고 눈부신 하늘을 보지 못했어요
답답했지만 쓸쓸했지만
따뜻한 새봄이 올 때까지 몇 달만 참기로 했지요
몇 주 전부터 하늘이 부르기 시작해요
몇 달을 참고 지냈는데 며칠쯤이야
그래도 맑은 하늘이 보고 싶어요
화사한 햇빛을 맞으며 바람과 대화하고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 마음에 담고 싶구요
긴 겨울을 보내고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켜고
아직 추위가 옷깃을 여미는 연못 구석에
조용히 물을 길어 새순을 틔워요
무성하게 잎들이 자라고 예쁜 꽃피면
당신도 내게로 와 쉬겠지요
긴 겨울 이겨낼 힘은 내게 없었나 봐요
보고 싶은 마음
사랑하는 마음
당신에게 있었나 봐요
당신 때문이었나 봐요
(2016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