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낙엽 지고 그림자 지고

by 김남웅






낙엽이 진다

그림자가 진다


'진다'라는 말은 똑같은데

둘 다 어떤 사물로 인해 지는 것인데

낙엽이 지는 것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그림자가 지는 것은 아련하고 그립다


낙엽이 지는 것은 인생의 끝에 가까운 느낌이고

그림자가 지는 것은 하루의 끝에 가까운 느낌이다

낙엽이 지면 그 낙엽들 썩어서 다시 생명을 품고

그림자가 지면 밤이 오고 다음날 다시 그림자를 품는다

낙엽이 지는 것은 나무가 살기 위해 자기를 내려놓는 것이고

그림자가 지는 것은 나무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명의 끝이자 또 다른 생명의 시작인 낙엽과

하루의 끝에서 또 내일의 하루를 기다리는 그림자 중에

어느 쪽에 당신의 마음이 있는가?

어느 쪽이 더 당신의 마음을 먹먹하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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