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 斷想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남웅 Feb 24. 2020

안산 정상에 서서






안산 정상에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봉수대
둘이 앉으면 제격인 나무 의자
추락을 방지하는 난간이 있고

몽실몽실 피어난 구름
막힘없이 탁트인 도심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있고

재개발로 파헤쳐진 공사장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 아파트 숲
경쟁하듯 밀려오는 고층빌딩이 보인다

안산 정상에는
나 보다 더 나은 것도 없고
나 보다 더 못한 것도 없고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나
나와 별로 다르지 않은 그들
그 둘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상이 있고

비바람이 그칠 날을 기다리고
눈보라가 멎을 날을 기다리고
따뜻한 햇살이 기다리는 우리가 있다

안산 정상에는
오늘을 사는 우리와
내일을 꿈꾸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서울이 있다










(2019년 6월)

매거진의 이전글 서울의 달(II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