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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겁꾼 May 26. 2019

주말에 휘리릭 떠나는 경기도 용인 캠핑

1박 2일, 가깝게 그리고 가볍게

여름과 가을의 경계 그 어딘가


생각해보면 나는 이 무렵의 계절을 가장 좋아한다. 후각이 예민한 나는 계절의 변화를 냄새로 먼저 알아차리는데, 머지않아 가을이 올 것을 알리는 이 시기에만 맡을 수 있는 청량하고 서늘한 냄새가 좋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늦여름 그리고 초가을의 캠핑이 가장 좋다. 땀이 흐를 정도로 과하게 덥지 않고, 가만히 불어오는 바람이 피부에 닿아 시원하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파랗고 높으니 마음까지 덩달아 시원해진다.


여름과 가을 사이의 맑은 하늘



구두보다 크록스


이 날은 남편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그 덕에 좀처럼 하지 않는 화장도 하고 모처럼의 치마도 입었다. 그것도 잠시,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본래의 자아(?)로 돌아와 편한 옷과 편한 신발로 환복하고 캠핑장으로 향했다.


어느새 원피스보다 편한 바지에, 구두보다 크록스에 익숙해진 것도 캠핑의 영향이라면 영향이다.


우리의 계절 별 크록스



깔끔한 캠핑장의 끝판왕!


오늘의 캠핑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단풍숲 캠핑장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한 이 곳 캠핑장은 시설이 깔끔하기로 유명하다.


http://xn--6j1bz30a6kdxxargz69amnk4pb.com/


이번에는 시간이 도통 나지 않아서 우리는 1박만 예약했는데, 서울에서 왔다 갔다 하기에 딱 적당한 거리라 짧은 주말 캠핑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또, 캠핑장에는 두 가족 전용 사이트들이 있어서 가족끼리 같이 캠핑을 다니는 캠핑족들에게도 좋을 것 같았다.  


금방 짓고 금방 허물 오늘의 집


캠핑장 시설은 듣던 대로 깔끔했다. 특히 그중 가장 놀랐던 건 화장실이었다. 통상적인 캠핑장의 화장실이라고 하면, 깨끗하지 못해도 어쩔 수 없고, 밤이 되면 곤충 친구들이 더러 나타나는 곳인데, 캠핑장의 화장실이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깨끗했던 캠핑장의 화장실 |출처: 용인단풍숲캠핑장 홈페이지



능숙해지는 것들에 대하여


사실 텐트보다 타프를 치는 것이 훨씬 어렵다. 아직 초보 캠퍼인 우리는 타프 치기에 능숙하지 못해서 어느 날인가 타프를 치다가 티격태격한 적도 있었다.


타프는 햇빛과 바람 그리고 우천 시 비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중요한 지붕이다. 특히 우리는 잠을 자는 텐트보다 타프 아래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더욱 견고하게 건설해야만 한다.


몇 번의 캠핑을 거듭하며 느낀 건 타프를 얼마나 짱짱하고 튼튼하게 잘 쳤는지에 따라 캠핑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


타프 치는 일은 주로 남편이 담당하는데, 남편은 요즘 인터넷 카페, 블로그 글,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보고 공부하면서 타프 치는 실력이 나날이 늘고 있다.


아직 더 많은 훈련과 짬이 필요하겠지만, 타프는 생각보다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여러모로 캠핑에는 똑똑함이 필요하다.


치밀한 계산과 꼼꼼함을 요하는 타프치기


먹는 기술도 날로 좋아진다. 사실 기술이 좋아진다기보다, 해보고 싶었던 요리를 하나둘씩 꺼내본다. 아무리 미니멀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먹부림을 최소화시킬 수 없어....


옥수수와 비엔나 소시지 구이, 맥주 안주로 일품이다!
핫샌드위치 메이커로 만들어본 토스트


여유는 어쩌면 애써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가볍게 다녀와볼까?’ 정도의 마음 가짐만 있으면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내 남은 인생 중 가장 젊다는 오늘, 가까운 곳에서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주말을 만끽하는 것도 다시없는 순간의 젊음을 즐기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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