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기명 Nov 16. 2024

태어날 때부터 1인 기업가


 어려운 숙제가 있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숨 쉬고 있을 생명체라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각기 다른 영혼을 부여받았으니 그 쓰임의 정도는 오직 나만이 정할 수 있다. 마치 하나의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와 닮았다. ‘나’라는 대상의 이윤 성취를 위해 매 순간 고민과 선택이란 결재를 해야 하고 차후에는 결과 리포트를 받듯 성패의 감정을 맛봐야 한다. 심지어 회사는 분업이라도 할 수 있는데 이건 뭐 1인 기업이니까 어려움의 강도는 엄청나다.


 새로운 카테고리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자세를 취할지,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는 정도의 보수적인 사람이 될지. 본인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가 관건이다. 하지만 삶의 가치를 100% 스스로 창조해낼 수는 없다. 마케팅이든 패션이든 무형의 서비스 그 무엇이 되었든 레퍼런스에 레퍼런스가 더해져서 디벨롭된다. 삶의 가치도 그렇다. 누군가의 삶을 동경하거나 오히려 반면교사 삼아서도 본인의 길을 찾아낼 수 있다. 그중 본능에 가장 가까운 건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부모의 삶일 테다. 또 부모의 잔소리도 한몫 했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 부모님뿐만 아니라 내 나이를 거쳐가신 모든 분들 또한 좋은 멘토인 건 분명하다. 다만 세월이란 주름이 깊이 박혀 있는 레퍼런스는 곧장 내 삶에 안착하기 어렵다. 본인의 성향을 기반으로 여기저기 재편집해야만 한다. 20년 전의 29살과 지금의 29살은 극명한 차이가 있으니까. 1998년 초판이 나온 양귀자 선생님의 “모순” 중 두 번 반복해서 읽은 구절이 있다. “빈약한 인생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내가 스물다섯, 결혼 적령기라는 사실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결혼 적령기는 서른 중반 아닌가. 인생의 중대한 이벤트 또한 벌써 10년이란 간극이 생겨버렸다.


 역시 전적으로 의지할 건 나밖에 없다. 나도 모르게 나로부터 발현되는 감정, 욕심, 호기심, 포기 모먼트를 캐치해야 한다. 수많은 레퍼런스를 보면서, 다양한 인풋을 찾아다니면서 찾게 되는 소량의 아웃풋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야 한다. 영화 한 편을 봐도 여러 관점의 비평이 나오지 않나. 삶의 가치관을 바라보는 관점을 탄탄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방대하진 않지만 집게로 집을 만한 크기는 또 아닌, 적당한 타협이 있는 관점의 크기를 찾아보자. 그래야 내일 뭐라도 할 추진력이 생기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올해의 슬로건, Disconnect to Connec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