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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 Dec 21. 2022

도시가스 공사가 미뤄졌다

내가 이사가지 않는이유


가스배관공사날이 바로 내일인데  날씨가 추워 미뤄야겠다는 연락을 갑자기 받았다. 겨울 날씨야 추운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지난주부터 잡힌 약속이었고 일기예보엔 오늘보다 날도 더 풀린다 하는데... 사할 사람이 못하겠 하니  분야에 무지한 나로선 마땅히 할 꾸도 없다.


"담주에도 추우면 어떻게 해요?"

"또 미뤄야지요"


년 만에 몰아친 강추위  가스 들어오 기다린 박 3년째건만, 대책 없이 미룬다는 말이 참 성의 없는 대답느껴졌다. 그달 전 계약서 작성 후, 이제 드디어 공사를 려나보다 싶었는데 관할지자체 승인에 무슨 서류 심사에 머가 그리 복잡한 건지. 

은 값에 따스한 겨울을 지날 수 있겠 기대는 무되고 한 달이 지나도록 소식도 없더니, 덧붙여 돌아온 말이 12월은 넘 공사가 시작될 것 같다고.  거기다 난방유가격이 배나 올라 한 드럼 가격이 32만 원임을 알았을 때,  왜 지난번 주문 때 기름을 더 채우지 않았을까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11월 말즈음, 20만원치 기름만 보충하면 가스공사 전까지  아쉬운 대로  겠다 싶어 주문을 넣었다. 드럼단위 주문 받지만 한 달 내로 도시가스공사가 있다 하니 그냥 넣어주다.  쓰다 남은 기름 제법 다며  이 정도면 넉히 쓰겠단다.  그럴까? 그럼 얼마나 좋을까.


넉넉하겠다의 기준에 대해 다른 집 사정은 어떤지 모르다.  내가 느끼는 넉넉함은 80 노모와 중년부부, 그리고 아이 4명까지 온 식구가 일주일에 서너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침실 3개와 주방 거실까지 얇은 카디건 하나를 걸쳤을 때 약간의 훈기가  느껴지는 정도다.  이랬을 때 보통 겨울철 실내온도가 16.17도(보일러를 틀었을 때)


너무 추운 거 아니냐?

실내에서 반팔차림으로 다니는 아파트를 떠올리면 안 된다. 동서남북 겨울바람이 틈새마다 스며들어오고 벽과 창문으로 냉기가 오롯이 전해지는 지은 지 32년 된 노후주택다. 찬바람을 나 홀로 덩그러니 막아서야 하는 단독주위아래로 연결되어 서로 바람막이가 되어주 아파트에 비 온도차에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래된 주택이 많은 우리 마을에 사시다 근처 아파트로 이사 어르신들이  해 겨울넘기셔도 구동성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자.


"이사길 백번 잘했. 진작에 갈걸"


나라고 꿈꾸지 않았겠는가 외풍 없고 따뜻한 우리 집을.

하지만, 나이 많으신 노모  아이넷 데리고 

이사 갈만한 곳이 현실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난, 낡고 춥고 장마철에 물도 가끔 새

우리 집에 그냥 사는 날까지 살기로 했다.

떠나야 할 이유가 머물러야 할 이유보다

더 절박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때론 내 맘을 나도 모르겠기에)

무엇보다  집에 면서

내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아이들과의 깨알 같은 추억을 뒤로하고

떠날 용기가 무지 생길 것 같지 않다.



또 한겨울 잘 살기 위해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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