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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블린 연구소 Oct 06. 2022

아이언맨은 별로였는데, 이 영화는 재밌었다.

로다주 주연 '더 저지(The Judge)'를 보고.

스마트폰에 넷플릭스 아이콘이 생기고 난 뒤부터 자투리 시간에 영화를 많이 보게 된다. 차 안에서 말을 기다린다거나, 사무실에서 혼밥을 먹거나, 아침에 화장실에서 용무를 해결할 때 등 10분, 20분씩 토막 내서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완주하기도 한다. 물론 초반에 조금 보다가 몰입이 안되서 나와버리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중에서 다 보고 기록해 두고 싶은 영화를 만났는데 로다주(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 ‘더 저지(The Judge, 2014)’다.


 대도시에서 성공한 변호사로 살고 있는 행크 팔머는 어느 날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는다. 어린 시절의 일로 아버지, 형과의 사이가 소원했던 행크는 내키진 않았지만 장례식 때문에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 평생 작은 도시 판사로 살았던 아버지는 강직한 성품 때문에 존경도 받지만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원성을 사게 된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고 행크는 변호를 자청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주어진 사법체계 안에서 어떻게 올바름을 실현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판결에 대해 협박 받는 등 판사로서 짊어지게 되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엿볼 수 있다. 또한 부모님과 가족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한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에게는 따뜻했지만 자신에게는 엄격했던 아버지의 깊은 뜻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야구를 잘해서 메이저리거를 꿈꿨지만, 지금은 읍내에서 타이어가게를 하게 된 형과의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어떻게 보면 클리셰 덩어리인 영화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나리오는 정해져 있으므로 너무 비난할 건 아니다. 문제는 익숙한 스토리를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변주하는가인데, 이 영화가 바로 그렇다. 각본이 거의 완벽하다고 느낄 정도로 모든 이야기가 거미줄처럼 연결되고 흡입력이 있었다. 로다주 주연 아이언맨은 몇 번 보려고 시도했다가 재미없어서 포기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통해서 그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로버트 듀발)의 연기는 더 인상적이었다. 혹시 넷플릭스 메인화면에서 이리저리 방황 중이라면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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