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사안 처리할 때 교사가 해야 할 일
따돌림을 놀이로 생각하는 학생들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접수되는 사안이 있습니다. 따돌림과 관련한 내용인데요. 내용을 들여다보면 말로 잘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글로 표현하기도 애매합니다. 옛말에 ‘세 명이 모여서 한 명 바보 만들기 쉽다.’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상황입니다. 두 명이 일관된 주장을 하는 경우 다른 한 명은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피해를 받기는 했는데 말과 글로 잘 설명되지 않고 논리적 설득이 어렵게 되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폭력으로 접수를 하는 경우는 십중팔구는 반대편의 입장에서 심리적 괴롭힘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나도 피해를 받았으니 반대로 접수해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어렵습니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심리적으로 돌아서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남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씀이니 오해하지는 마세요. 제가 수많은 학교폭력 사안을 보아왔지만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로 ‘따돌림’을 꼽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따돌림으로 인해 피해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으니 증명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여러 학자분들의 정의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따돌림이란 ‘두 명 이상의 학생이 다른 학생을 의도적으로 배척하거나 문화를 공유하지 않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문화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되는 건데요. 우리 사회가 공동체를 중시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집단에서 소수만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을 하는 경우에 소속감을 상실하게 되고요. 위축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안 좋아지기도 하고요. 거리를 더 두게 되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학생들의 입장
학교폭력 중 ‘따돌림’으로 접수된 가해학생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가해학생은 따돌림의 대상이 본인에게 피해를 준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피해를 받았기 때문에 대상 학생과 놀지 않는다는 거죠. 여기에 다른 학생이 가세해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두 명의 이야기가 맞아 들어갑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오히려 피해를 본 학생이 ‘심리적으로 미약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피해학생은 어떤 입장일까요? 피해학생은 본인이 다른 학생들로 인해 피해본 사실만 기억합니다. 다른 학생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한 것에 관하여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저 장난이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의식하고 행동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이해를 해주어야 하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이미 꼬일 대로 꼬여 버렸습니다.
여기에 가세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방관하는 학생들이죠. 자신이 끼어들고 싶지 않은 겁니다. 다른 학생들의 싸움에 끼어보아야 나만 피곤하니 그럴 수밖에요. 우리나라도 점점 개인주의화되어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건 잘못하는 일이건 상관하지 않고 구경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관이나 구경하는 일들이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경우로 보여서 피해학생에게는 무서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거든요. 따돌림의 가해학생들은 힘이 센 무리들이 대부분입니다. 옆에서 보고 있다가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하게 된 것을 알기라도 한다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방관하기도 합니다. 피해 당사자가 아닌데 신고를 하게 되면 오해를 하거나, 왜곡된 내용으로 전달될 수 있어 기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따돌림을 하는 이유
디지털 시대의 학생들은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습니다. 놀이를 할 시간이 없고 장소가 없습니다. 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의견을 합의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럴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학교에서 놀이를 통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기는 하지만 사회성을 기르기에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학생들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여가시간을 즐기기도 합니다. 가상공간에서 활동을 하는 거죠.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합니다. 디지털 세대는 결과를 직관적으로 얻을 수 있는 활동을 선호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결괏값을 바로 도출하는 거죠. 아날로그 세대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이로 인해 가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폭력성 짙은 온라인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폭력적이어야 살아남습니다. 아이템을 두루 갖춘 캐릭터로 성장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약한 캐릭터를 공격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이버폭력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맥락과는 다른 내용이니 사이버폭력 부분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는 거리두기를 가르쳐왔습니다. 학생들은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겨왔습니다. 이전으로 모두 돌아가기는 어렵겠지만 다시 대면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우리 모두는 공감하는 능력이 조금씩은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직접 마주하고 밥도 먹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습니다. 말과 글이 아니라 얼굴을 마주대고 이야기했습니다. 표정을 읽어가며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며 이야기했습니다. 약 2년여의 거리두기는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 능력치를 낮추기도 했습니다.
학부모의 민원에 대처하기
학생부장 업무를 하다 보면 학생들의 학교폭력 사안과 함께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사안들도 확인하곤 합니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학생들은 부모님의 성향이 학생들에게 강압적 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가정폭력을 당하는 학생들이 약한 다른 학생들에게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하는데서 출발합니다. 그런 학생들이 모여서 소심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을 괴롭히는 방법으로 따돌림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폭행을 한다거나 물건을 빼앗는 경우에는 바로 가정에서 알게 될 테니까요. 잘 티가 나지 않으니 신고되기가 어렵고 부모님들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학교폭력으로 접수가 되자마자 부모의 폭력성이 업무담당자에게 바로 느껴집니다. 욕설과 함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우리 아이는 누군가에게도 피해를 준 적이 없는데 알아보지도 않고 학교폭력으로 접수를 했다고도 합니다.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네가 뭔데 학교폭력으로 접수를 해서 우리 애를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냐?” “우리 애가 문제 생기면 책임질 거냐?” 등 여러 가지 협박성 발언들을 하기도 합니다.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별일들이 다 생깁니다.
따돌림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
모든 학교폭력은 발생하고 수습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서로 상처만 입게 되기 때문이죠. 가해학생은 나름의 고충이 있습니다. 피해학생은 심리적 압박감과 상실감 등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모든 학교폭력 사안이 그렇지만 따돌림이 처리하기 가장 어렵습니다. 학생들 간의 따돌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을까요? 모든 학교에는 학교생활규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활규정에 따돌림 방지에 관한 내용을 넣게 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 예방법)’에서 학교폭력 사안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도 처리가 아닌 학교폭력 사안으로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생활규정에 반영하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학년초에는 여러 가지 계획서를 작성합니다. 학생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관련한 내용을 하나의 계획서로 작성을 하게 되는 거죠. ‘학생생활지도와 학교폭력 예방활동 계획’ 등으로 뭉뚱그려서 작성을 해야 비슷한 일을 두 번, 세 번 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 해당하니 세부항목은 학교폭력 예방활동에 넣으면 좋겠네요.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매 학기별로 진행합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 각각 1회씩이니까요. 이때 꼭 따돌림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학교폭력 사안을 접수하는 학생과 학부모님에 따라서는 예방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관련한 내용이 들어간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학교에는 Wee클래스가 있습니다. 상담 선생님이 근무를 하시죠. 이분들과 상의해서 풀어나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른 기관에 연계하기 이전에 학생들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분입니다. 상담을 전공하신 분들이니 어렵지 않게 따돌림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지나 여러 검사도구를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상담 선생님은 학생의 피해사실을 확인하면 바로 학교폭력 사안처리와 관련하여 관련 부서와 협조해서 진행하여야 합니다. 담임선생님과도 긴밀하게 협조를 해야 하고요. 상황에 따라서는 학생의 부모님께도 자세한 사실을 알려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을 방지해야 합니다.
학부모님에 따라서는 학교에 아이의 고민을 알리고 싶지 않아 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Wee센터에 의뢰를 하면 됩니다. 학교에 계신 상담 선생님과 이야기를 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지원청에 요청을 하면 됩니다. 근무하는 교직원 분들께 학생들의 상담과 관련한 방법에 관한 연수를 요청하셔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담임선생님 역할의 중요성
학생부장이나 학교폭력 책임교사 분들이 학생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는 경우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부모님들도 있습니다. 정확한 사안 파악을 위해 담당 선생님과 직접 통화를 원하시는 분들도 물론 있고요.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담임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분이죠.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면 출석체클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활동에 관한 내용을 파악합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을 하기도 하고요.
학교폭력 사안 중 따돌림 사안이 발생한 경우 특히 담임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담임선생님이 한쪽의 편을 들었다는 민원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학교폭력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업무를 처리하지만 협조적인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폭력이 접수되면 학교폭력 전담기구의 정확한 사안조사를 바탕으로 학폭위를 개최합니다. 요즘은 학폭위가 교육지원청에서 열리기 때문에 업무담당자가 객관적으로 확보해야 할 내용도 많습니다. 학교의 처리 방침과 담임선생님의 의견이 반대방향으로 치우치는 경우 크나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거든요. 학교폭력 전담기구는 공식적으로 설치되어 운영하게 되니 믿고 협조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