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에 새벽에 잠에서 깼다. 텐트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무언가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운율도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캠핑을 왔다. 다행히도 잠들기 전까지는 비가 오지 않았다. 불멍까지 마쳤다. 사이트가 다소 여유 있는 캠핑장이라 다른 사람들과의 마찰도 없었다. 다행이다. 어떤 캠핑장은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한 경우가 있다. 잠을 자야 하는데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난민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캠핑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거의 이런 행사를 하진 않는다.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지만 결국 민원이 원인이다.
쉼을 얻기 위해 캠핑을 한다. 다른 사람과의 마찰이 생기면 그것 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무언가를 비우고 다시 채우는 일을 해야 하는데 비우는 것이 아니라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된다. 모아두었던 에너지를 좋은 곳에 써야 하는데 에너지를 소모한다. 감정을 낭비하게 된다. 소모적인 생활이 싫어서 캠핑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쉽게 이야기하면 ‘사서 고생’하는 거니까. 이런 것도 함께해 보아야 생각이 바뀌고 성장한다. 공동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사서고생을 하더라도 깨침와 울림이 있으면 된다. 마음속 공허함이 사라질 수 있으면 된다. 삶을 살아가면서 잠깐의 쉼이 주는 의미는 크다. 비우고 채우고를 반복하면 성장할 수 있다.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흡수하려면 비워야 한다. 비운곳에 새로운 것을 채우면 된다. 같은 책을 읽을 때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경우가 있다. 그만큼 자신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안 보이던 내용이 보이고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영화를 반복해서 볼 때도 마찬가지다.
비움은 또 다른 채움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일상에서 떠나보면 내가 필요한 것들을 알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사용하던 물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다고 느끼던 것들도 하나의 혜택이었음을 기억할 수 있다. 욕심부리지 않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비싼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행복할 수는 없다. 기쁨과 행복은 같은 말이 아니다. 순간의 기쁨을 행복으로 착각하지 말자.
텐트에서 지내는 것도 감당해 내는데 편하기 편한 집에서의 생활에 감사하자. 좋은 물건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자. 편해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조금은 비워두어야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하루에 한 가지씩 생각을 버리고 비우자. 그래야 여유가 생긴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불평하지 않게 된다. 부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밑바닥 인생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모든 것을 감사해야 하는 이유다.
< 결론 >
텐트가 다 젖었는데
이젠 걷을 일이 걱정이다.
비 소속사에 전화해서 오지 말라고 해야겠다.
이것도 민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