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마주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학생부장으로 일하다 보면 예전의 학교만 생각하고 무서운 선생님일 거라고 예측하시기도 합니다.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저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물지 않아요' 저 같은 순둥이가 5년씩이나 학생부장을 하고 있는 건 약간 독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요.
학교도 많이 바뀌어서 예전의 학생부장이 아닙니다. 그저 절차에 맞게 학교폭력, 교권침해, 학생 선도 사안을 처리합니다. 절차에 맞게 진행해야 하다 보니 거의 모든 학교의 학생부 업무 담당자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정도의 나이대의 선생님들로 구성됩니다.
학교현장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교과지도가 아닌 생활지도입니다. 교사이기에 교과교육과 함께 생활지도를 병행해야 합니다. 생활지도가 되지 않으면 교과지도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풀어줄 때는 풀어주고, 휘어잡을 때는 잡아주어야 교과수업시간에 힘들지 않게 학생들과 지낼 수 있습니다. 저 경력 교사들이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교과수업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학생들과 직접 마주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아이들, 친구들과 장난을 치는 아이들, 음악을 듣는 아이들 등등 생활지도가 되지 않는 경우죠.
생활지도가 되지 않으면 교권침해에 해당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을 박탈하는 행위가 되기도 하지요. 대부분의 사안은 학부모나 학생의 민원으로 시작하여 선생님이 잘못한 것으로 몰아가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요. 학생들의 인권과 선생님들의 교권은 절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언론과 사회적 풍토가 교사들이 설 수 없는 교단을 만들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함에 있어 교사를 아동학대로 몰아넣기도 합니다.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지도해야 하는지에 관한 명확한 지침이 내려와 있지 않습니다. 학생과 보호자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의 징계를 바로 내리지 못하고 선도위원회에 권고하도록 하였습니다. 교원지위법의 개정으로 그나마 조금 개선이 되었습니다. 학생에 관한 징계를 바로 내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문제는 학생이 처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거기까지는 명확한 지침이 없으니 일선 학교에서 지도하는 선생님이나 업무담당자는 답답합니다. 그냥 처분을 이행하지 않고 버티면 또 다른 징계를 부과할 수는 없습니다. 선도위원회에서 징계 미이행에 관한 처분을 내릴 수는 있는데, 그마저도 안 하면 그만입니다.
제도를 만들어서 이행하는 것이라면 결과 처리에 관한 가이드라인도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지침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허울뿐인 제도라면 보완하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원지위법으로 보완되지 않는다면 교총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활지도법'으로 보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은 교육부 차원에서 선생님들이 마음 놓고 수업과 생활지도를 병행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주시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학생들을 만나는데 설렘과 기다림이 가득한 교실 공간을 말입니다. 그 공간을 회피하게 되고 학생들과의 만남을 주저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