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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Apr 28. 2020

달리면서 본 한강의 매력

답십리 to 뚝섬역

지난 일요일. 아들 어린이집 여자친구가 집에 놀러와 자리를 비켜주고 오랜만에 달리기를 했다. 이사오고 나서 처음 야외에서 달리기를 했다. 그간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 있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는데 코로나 여파로 지난 1월 중순부터 헬스장도 문을 닫으면서 집에서 조금씩 운동을 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요즘 날씨도 좋고, 오랜만에 시간도 나서 이사오고 난 후 처음으로 운동화를 신고 밖으러 나갔다. 목적지를 정해두고 뛰기 시작한 건 아니었다. 집 근처 신답역에서 출발해서 물길을 따라 한양대, 서울숲을 지나 계속해서 뛰다 보니 뚝섬역까지 갔다 왔다. 중간중간 나이키 런 앱을 끄고 사진을 찍고 걷기도 하느라 정확하진 않지만 왕복 15km 정도 되는 거리다. 날씨 영향도 있겠지만 이날따라 유난히 한강이 예뻤다.


한강을 보고 달리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하나가 수상택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한강르네상스 정책을 추진하며 도입됐던 한강 수상택시는 실패로 끝났다. 2007년 10월에 처음으로 도입됐는데 가장 이용객이 많았던 2009년 일 평균 이용객 수가 135명에 그쳤다. 당초 서울시가 하루 2만명 정도로 예상했던 이용객 수와는 천지차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떨어지는 접근성이다. 실제 이용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의도에서 수상택시를 내리면 근무지까지 꽤 거리가 될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방법이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는데 수상 운송수단이 활성화되면 여러가지 이점도 분명 있을 것 같다. 한강이 꽤 크고 길기에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이용객도 충분히 있을 것 같다. 꼭 수상택시여야 한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페리라면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강가에서 근무지까지 접근성을 개선하면 이용률은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 호주 시드니와 퍼스 출장 갔을 때 보면 실제 수 운송수단이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고 서울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한강에 많은 배들이 떠다니는 풍경이 꼭 좋을지는 모르겠다. 환경적으로도 문제가 클 것 같고. 수상 운송수단이 있는 풍경과 없는 풍경을 상상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없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리고 그간 한강은 런던의 템즈강이나 파리의 세느강에 비해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문화시설도 부족하고. 오랜만에 달리면서 보니 그 부분은 많 개선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을 이용하는 서울시민들의 생각도 많이 바뀐 것 같고. 템즈강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한강도 템즈강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코로나 19로 인해 한강의 매력이 더 부각되는 듯한 느낌도..


아래는 달리는 중간중간 찍은 사진들. 날씨가 너무 좋은 날 운동을 하면 생기는 문제.. 사진 속 몇 가지 풍경은 앞으로 몇 년 후에는 보지 못할 풍경이다. 대표적인 게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1977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 2022년 6월까지 이전하고 공원으로 바뀐다고 한다. 도시 한복판에 레미콘공장이 있는 건 이동 거리가 너무 멀면 레미콘이 딱딱하게 굳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들었던 거 같은데 뉴스를 보니 아직 이전할 땅을 못 찾고 갈등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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