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Newsroom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병기 Jan 25. 2021

한국 대표 프롭테크 '직방'의 항해는 계속될까

정체된 직방의 성장세, 대관 업무 확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은 한국을 대표하는 프롭테크 업체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최근 들어 직방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몇 가지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투자자들의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직방은 그간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히 투자를 받았다. 골드만삭스도 두 차례에 걸쳐 투자했고,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유안타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등 유수의 투자자들이 직방에 투자를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들 투자자들 중 일부가 자금을 회수하면서 이탈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직방의 성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실제 직방 매출 성장세는 최근 정체되고 있다. 직방의 매출액은 2015년 120억원, 2016년 275억원, 2017년 345억원, 2018년 414억원, 2019년 415억원을 기록했다. 직방이 투자자들에게 보고한 작년 3분기까지 매출액은 330억원 정도다. 지난해도 400억원대의 매출액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2015년 -124억원, 2016년 10억원, 2017년 7억원, 2018년 13억원, 2019년 -4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년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쿠팡에 대해서도 시장 한편에서는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쿠팡의 매출액은 매년 크게 성장하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쿠팡의 적자를 두고는 '계획된 적자'라는 말까지 나온다.


반면 매출이 정체되어 있는 직방의 상황은 쿠팡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특히 현재 직방의 경영 상황은 별도재무제표로 확인되는 것 보다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 직방은 현재 감사보고서를 통해 별도재무제표만 제공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중소기업특례에 따라 연결재무제표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데 직방 감사보고서의 주석 3을 보면 '매도가능증권의 내역은 다음과 같으며 종속기업 등에 해당하나 중소기업특례를 적용하여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였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그간 직방은 플랫폼 확장을 위해 다양한 프롭테크 회사들에 투자를 해왔는데 대부분 적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 카카오로부터 인수한 '모빌'에 대해서도 시장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직방의 인력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직방 직원들 사이에서도 최근 경영 상황과 미래 비전에 대해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직방은 최근 청와대 출신 여선웅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연장선상에서 기자 출신을 영입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관 업무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은 지금까지도 대관 업무를 열심히 했던 곳인데 앞으로 더 힘을 쏟을 듯 하다. 


다만 대관 업무 확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도 프롭테크 관련 기업들을 지원하는 정부 부처는 직방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 프롭테크 업계에서 직방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도 안성우 직방 대표가 맡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들어 국토교통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부동산서비스산업 육성에 직방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목소리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과연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때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의 직방의 모습을 보면 원래 자기들이 하고자 했던 비즈니스에서는 뚜렷한 성과와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최근 직방은 VC 처럼 움직이고 있는데(실제 VC 자회사인 브리즈인베스트먼트가 있다.) 그간 투자했던 기업들과 앞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이 성과를 내서 반등할 수도 있다. 직방의 항해가 계속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고, 이제 한번쯤은 질문을 던져볼 때가 된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허민의 기행과 패스트파이브의 상장 무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