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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Apr 02. 2021

블라인드 펀드 운용 강화 위해 조직 개편하는 이지스운용

가장 크지만 가장 역동적인 '이지스운용'

언젠가 이지스자산운용의 한 대표님께 왜 이지스를 택했냐고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분의 답은 이랬다.


"고객을 보고, 역동적으로 일을 하고 움직이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지스운용이 추진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 대표님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지스운용의 2015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시 임직원 수가 63명이었으나 작년 말 기준 285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이지스운용의 전체 직원은 3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자산운용사 중 가장 큰 규모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옆에서 지켜본 이지스운용은 부동산자산융업계에서 가장 큰 회사이면서도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그런 이지스운용이 또 한번의 거대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지스운용, 블라인드 펀드 운용 중심으로 전환


이지스자산운용이 블라인드펀드를 중심으로 한 위탁운용체제로 전환을 본격화한다. 기존의 1물 1펀드 형태의 프로젝트 펀드(deal by deal fund)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펀드의 경우 투자 대상과 투자 기간 등이 정해져 있어 제한적인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다. 이에 블라인드 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자체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오는 5월 1일부터 지난 2018년부터 도입한 부문 대표 체제를 없애고, 각 부문 대표들이 각 블라인드 펀드의 대표 펀드 매니저가 된다. 이를테면 코어 전략을 추구하는 블라인드 펀드는 정석우 국내투자부문 대표가 맡고, 밸류애드 블라인드 펀드는 복준호 개발투자부문 대표가 맡는 형태다. 참고로 이지스운용은 현재 12개의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추가로 8개를 조성 중이다. 이지스운용은 그간 국내투자, 개발투자, 글로벌투자, 프로젝트금융투자, 캐피탈마켓 등으로 부문별 대표제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부문별 경계를 허물고 각 파트장들이 발굴한 투자 기회와 성격에 맞춰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하게 된다.

아무래도 부문별 대표제는 블라인드 펀드 운용을 최적화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전사에서 각 블라인드 펀드의 전략에 맞는 가장 좋은 딜을 발굴해야 하는데 부문별로 나뉘어 있다보면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지스운용의 이번 조직 개편은 블라인드 펀드 운용을 최적화해 수익자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외 자산관리와 NPL 투자 부문은 이규성 글로벌투자부문 대표가 계속 맡고, AM(Asset Management) 부문도 신동훈 대표가 계속 맡는다.


이지스운용의 부문별 대표 체제는 확실한 성과를 내왔다. 이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부문별 대표제를 구축하기 전인 2017년말 기준 이지스운용의 누적운용자산 규모는 19조 5,000억원이었으나 작년 말에는 39조 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 운용사로는 최초로 영업수익 1,000억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애초 부문별 대표제를 도입한 취지가 전문성을 강화하고 관료화를 막아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려는 것이었는데 그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한 셈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연도별 누적운용자산 규모 추이


하지만 최근 부문별 대표제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조직 개편이 앞서 언급한 블라인드펀드 중심으로 투자를 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부문 대표제가 공고화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도 있어 보인다. 실제 시간이 갈수록 이지스운용의 부문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나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 업계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지스운용의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조직이 점점 커지고 부분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지스운용만의 '컬처(culture)'가 옅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지스운용은 또 한번의 조직 개편을 통해 이 부분에 있어서도 실마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지스운용은 부문별 대표제를 없애는 것 외에도 현재 각 부문 대표들에게 '시니어 파트너' 를 맡겨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도 부여한다.


숨가쁘게 달려온 이지스운용, 다음 단계로 도약할 준비

이지스밸류리츠의 기초자산 태평로빌딩

아울러 이지스운용은 조직 개편 외에도 많은 변화들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0년 PS자산운용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지스운용은 지난 10여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자산운용규모와 인력 규모, 실적 등이 이를 증명한다. 지금까지가 양적 성장 단계였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의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지스운용은 최근 '경영혁신TF'를 만들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전사적으로 고민하시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한 의견을 취합했고, 이를 바탕으로 ▲임직원 ▲회사 ▲사회 등 3개 영역에서 12대 추진 과제를 만들었다. 구체적인 추진 과제에는 이지스운용 구성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과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복지, 회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각 구성원 개인의 성장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운영, 이지스만의 기업문화구축 등이 포함된다. 또한 IT를 기반으로 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기존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 확장,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ESG, CSR, 브랜드 강화 등의 과제도 추진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인사팀을 기업디자인문화센터로 바꿨으며, 아울러 이같은 전사적 경영 과제를 임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한 타운홀미팅도 개최한다. 이미 지난 3월 31일 디어스 명동에서 첫 번째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이지스운용의 인사 방향에 대해 임직원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앞으로 2주에 한번씩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이지스운용의 주요 과제들을 임직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이지스운용의 최근 이 같은 변화를 보면서 이지스운용을 택한 대표님의 말이 떠올랐다. 이지스운용은 국내 부동산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큰 조직이면서도, 또 가장 역동적인 조직이다.  시장의 변화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이에 발맞춰 이지스운용도 빠르게 진화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이지스운용의 문화가 지금의 이지스운용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지스운용의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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