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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Apr 04. 2021

Beyond Korea_이지스자산운용편

바람이 분다, 동쪽으로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이 블라인드 펀드 운용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기 위해 부문 대표제를 없애기로 했다. 관련해서는 아래 정리된 글을 참고하면 된다. 그런데 글을 쓰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지스운용의 이번 조직 개편은 단순히 블라인드 펀드 운용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운용사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전 세계 유수의 운용사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거다. 

https://brunch.co.kr/@skip101/536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7년 이지스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밸류애드(Value Add) 부동산 펀드 조성에 나섰다. 당시 부동산 펀드 모집 규모는 4억달러(약 4,500억원)이며, 투자 대상은 오피스, 리테일, 물류센터 등 국내 부동산이었다. 그때 상황을 돌아보면 국내 기관들도 점차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지스운용도 2016년 국민연금의 코어(Core) 부동산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 선정되었으며, 이 펀드를 활용해 쟁쟁한 외국계 투자자들을 물리치고 당시 부동산 시장 최대어 중 하나인 ‘시그니처타워’를 가져가기도 했다. 

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운용사가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는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전략을 수립해 펀드를 만드는 게 아니라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입찰을 통해 선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이지스운용은 이지스운용이 자체 힘만으로 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이지스운용은 조직 개편을 통해 ‘펀딩&펀드매니지먼트’ 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서다. 지금 이지스운용 CM 부문의 전신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지스운용의 과감한 도전을 박수를 받을만 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무모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당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을 했던 이지스운용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게 불과 4년 전 이야기다.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운용사로 성장한 이지스

 

4년이 지난 지금 이지스운용은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도 알아주는 운용사가 됐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손꼽히는 운용사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IREI의 '2020 글로벌 운용사' 순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부동산자산운용규모 기준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3위, 전 세계에서 35위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섰던 2017년 당시에는 아시아에서 7위였다. 



글로벌 운용사와 진검 승부


이지스운용은 이번 블라인드 펀드 중심의 조직 개편을 통해 이제 글로벌 운용사와 진검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에서는 그런 형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운용사들과 외국계 운용사들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서로 힘을 합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그런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 그런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들어 대형 운용사들이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외국계 운용사들과 직접 경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관련 내용을 아래 글을 참고하면 된다. 


https://brunch.co.kr/@skip101/460


동쪽으로 불어오는 바람


때마침 아시아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KR의 첫 아시아 부동산 펀드를 선언했고, 하인즈도 최근 아시아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특히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상도 크게 올라갔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과 일본의 투자 성과가 좋은데다 한국의 경우 거래가 활발하고, 투명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서울의 경우 코어나 밸류애드 모두 아시아 주요 도시랑 비교했을 때 일관되게 좋은 수익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운용사들도 아시아 펀드를 조성할 때 한국을 제외하면 경쟁력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한국 비중이 10% 미만이었다면 지금은 30~40%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지스운용이 한국을 기반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운용사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에 적기인 것이다. 실제 이지스운용은 이미 지난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싱가포르에 해외 법인(IGIS ASIA)를 설립했으며, 국민연금에서 해외 투자 경험이 풍부한 오현석 대표를 앉혔다.  

만약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전 세계에서 이지스만큼 경쟁력 있는 펀드를 만들 수 있는 곳이 몇 곳이나 있을까. 이지스운용의 조직 개편에서도 이러한 맥락을 읽을 수 있다. 그간 해외투자부문을 이끌었던 이규성 대표는 해외자산관리와 NPL 조직을 맡는다. 다만 이규성 대표가 맡았던 해외투자부문의 경우 국내투자부문, 개발투자부문과 함께 경계를 없앤다. 


한국 부동산자산운용업계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보인다. 


https://brunch.co.kr/@skip101/441

https://brunch.co.kr/@skip10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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