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공모 상장 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부터 작년 말까지 10개의 신규 상장 리츠가 등장했는데요. 리츠업계와 금융투자업계 얘기를 종합해보면 전반적으로 성장 속도가 더디고, 상장 리츠들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많습니다.
다만 여전히 한국 리츠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리츠 시장의 성장에 베팅하는 곳들도 있고요. 저 역시 한국 리츠 시장이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주 월요일 리츠 위클리를 쓰고 있고요. 사실 미국 역시 리츠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친숙한 투자 상품이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미국리츠협회인 NAREIT의 리서치 보고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NAREIT의 리서치 보고서와 최근 한국 리츠 시장의 소식들을 통해 한국 리츠의 미래를 전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여년 만에 리츠 투자 인구 두 배 이상 증가한 미국
오늘 소개해드릴 NAREIT의 보고서는 ‘Percentage of American Households Owning REIT Stocks Nearly Doubles Since 2001’입니다. 2001년 이후 리츠 주식을 보유한 미국 가구 비율이 23%에서 2019년에는 44%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리츠에 투자하는 미국인은 6,531만명에서 1억 4,5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미국인들의 리츠 투자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1년 이후 20여년 간 미국인들이 리츠 투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우선 일반 주식 펀드에서 리츠 익스포저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또 고객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설정되어 운영되기에 장기 연금 상품으로 적합 TDF(Target Date Fund) 도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위 그래프에서도 이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K리츠가 일으킬 나비효과
최근 리츠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상장 예정인 SK리츠가 일으킬 나비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SK리츠의 기초자산은 크게 SK 본사 사옥인 SK서린빌딩을 중심으로 하는 오피스와 SK에너지가 보유중인 주유소 두 축인데요. SK서린빌딩의 경우 SK본사 빌딩으로 아주 잘 알려진 오피스 빌딩이고, 향후 SK그룹이 사용하는 사옥이 추가로 편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주유소의 경우 물류 플랫폼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는 자산입니다.
국민 누구나 아는 한국을 대표하는 SK그룹이 추진하는 리츠인 만큼 인지도나 신용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가치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죠. SK가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대신 우량 자산을 공모 상장 리츠로 만들어 그 과실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게 되면 최 회장이 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SK리츠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 리츠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리츠업계에서는 SK그룹의 리츠 상장으로 현대, LG 등 다른 대기업들도 소유한 자산을 상장 리츠로 만드는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 리츠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물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다 성숙한 시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