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쓰는 '종로타워'에 투자하는 리츠

by 고병기

*카카오톡 채널 'SPI가 들려주는 리츠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서울 프라퍼티 인사이트(SPI)와 제 브런치를 통해 소개하는 리츠 관련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 매체인 SPI는 기본적으로 멤버십으로 운영되며, 일부 FREE로 제공되는 콘텐츠를 SPI가 들려주는 리츠 이야기를 통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제 브런치에는 독자들이 리츠를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올릴 예정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 코너의 이름은 '리츠를 통해 도시를 관찰합니다'로 정했습니다.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는 매년 한 번 이상은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갔습니다. 특히 건설부동산 분야와 리츠를 취재하고 난 이후에는 여행의 깊이가 더 깊어지고, 더 즐거워졌습니다. 제가 여행하는 도시와 공간을 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뉴욕이나 싱가포르, 도쿄, 시드니를 찾았을 때 익숙한 부동산 회사의 이름을 발견할 때면 반갑기도 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리츠를 어려워하는 투자자들이 리츠를 좀 더 친숙하게 느끼고, 우리가 사는 도시와 공간을 관찰하는 즐거움도 느끼길 바랍니다.





대학교를 다니던 2000년대. 종로타워 앞을 수도 없이 지나다녔다. 당시 학교로 올라가는 마을버스가 종로타워와 센트로폴리스 사이에 정차를 했는데 거기서 버스를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수없이 많은 날을. 종로타워의 첫 인상은 참 기이했다. 그 당시에는 종로타워라는 이름보다 국세청 빌딩으로 더 많이 불렀던 것 같다. 준공 직후부터 몇 년 간 국세청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라는 권위적인(?) 정부기관과 건물 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그로테스크한 건물 모양 때문에 뭔가 숨겨진 비밀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그 당시에는 참 커 보였다. 거대하고 낯선 대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같은 감정도 느꼈던 것 같다.


SK그룹이 쓰는 '종로타워'에 투자하는 리츠를 기다리며


종로타워가 리츠에 담긴다고 한다. SK그룹이 상장을 준비하는 'SK리츠'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 얘기를 들은 지는 꽤 됐다. 여러가지 이유로 안 쓰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SK그룹이 종로타워에 ESG 관련 조직을 모은다는 얘기가 나와 기사를 썼다. ESG 관련 조직이 종로타워를 옮기는 게 아니라 종로타워가 SK리츠에 담기는 게 더 중요한 이야기였다. 적어도 내게는.


2016년 12월에 종로타워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범상치 않은 생김새 때문인지 종로타워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돌았다.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는데 심지어 틀린 내용이 기사로까지 나왔다. 대표적인 게 바로 종로타워 가운데 공간을 뚫은 이유가 전시 등 비상시에 대비해 헬기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거다(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16/2016071601223.html).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건축을 알고 모르고를 떠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취재 당시(2016년) 종로타워는 삼성이 도심에서 진행한 마지막 대형 개발 프로젝트로 남아 있었다(당시 소유주는 삼성생명에서 싱가포르계 투자자인 알파인베스트먼트로 바껴 있었다. 알파는 이지스자산운용 펀드를 통해 종로타워를 인수했고, 이후 KB자산운용이 인수했다.). 부동산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고(故) 이건희 회장은 유독 종로타워를 챙겼고, 상업시설 활성화 등을 위해 지시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회장의 관심이 워낙 크다 보니 사업에 문제가 생기거나 지연되는 경우 담당자들이 교체되는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종로타워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위해 삼성생명에서 종로타워 부지매입부터 관여했던 담당자를 취재했었다. 종로타워는 지상 24층과 과거 레스토랑 탑클라우드가 있는 33층 사이에 약 30m의 공간이 비어 있는데 이 공간은 종로 한복판에 상징성 있는 랜드마크 빌딩을 짓고자 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취재 당시 종로타워를 설계한 라파엘 비뇰리와 함께 설계에 참여한 삼우종합건축사무소에서 근무했던 박호영 정일아키포럼 대표는 “애초 비뇰리가 설계한 종로타워의 높이는 지금보다 1.8배 정도 높았지만 한국 법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으며, 높이를 낮추는 대신 상징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삼성생명 관계자도 “허가받은 용적률을 가지고는 마음에 드는 설계가 나오지 않아 지금과 같은 형태로 설계를 했다”고 말했다.



SK서린빌딩과 같은 해(1999년)에 태어난 종로타워에 대한 박한 평가


종로타워는 인근에 위치한, 같은 해 1999년에 준공된, 그리고 마찬가지로 SK리츠의 기초자산인 SK서린빌딩과 많이 비교된다. 대체로 SK서린빌딩은 후한 평가를 받는 반면, 종로타워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투자자 중에서 SK서린빌딩을 갖고 싶다고 하는 이들은 많이 봤지만 종로타워에 흥미를 가지는 이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오피스 용도에 맞게 직선 형태로 설계된 Sk서린빌딩과 달리 종로타워는 곡선이 많다. 오피스로는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이에 대해 당시 설계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주재료로 쓰인 철골·유리와 함께 힘 있게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는 형상이 어우러져 굉장히 다이내믹한 인상을 주는 건축물이며, 당시는 국운이 번창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반영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물론 종로타워도 할 말은 있다. 종로타워는 SK서린빌딩과 달리 처음부터 오피스 빌딩으로 계획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최초 개발을 계획할 당시 종로타워의 용도는 판매시설이었다. 삼성생명은 1980년대 후반 한보그룹으로부터 종로타워 부지를 사들일 때부터 판매시설을 계획했다. 종로타워 자리는 원래 1931년 최초의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화신백화점이 자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조 공사까지 끝마친 상태에서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백화점의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업무시설로 용도를 변경했다. 골조가 이미 완성된 상태에서 용도변경이 이뤄지다 보니 엘리베이터 위치 등과 같은 것들이 지금도 판매시설에 맞게 설계된 흔적이 남아 있다.


악명(?) 높은 구분소유라는 점도 종로타워에 대한 평가가 박한 이유였다. 지금이야 구분소유도 거래가 활발하게 되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구분소유를 선호하지 않았다. 종로타워는 삼성생명과 영보합명주식회사가 구분 소유하고 있는 건물이었는데 토지를 매입할 당시 영보합명 소유 땅까지 같이 매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협상이 되지 않아 결국 구분소유 건물이 됐다. 구분소유 건물은 일반적으로 구분소유자 간의 의견 차이로 인해 재투자나 시설 개선 등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2015년 종로타워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매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종로타워와 비슷한 시기 매물로 나왔던 다동 씨티은행사옥도 당시에는 매각이 무산됐다가 이후 다시 매물로 나와 팔렸다.



'밀레니얼 타워'가 될 뻔했던 사연


종로타워의 이름은 애초 ‘밀레니엄타워’가 될 뻔했다다. 종로타워가 준공된 시기가 1999년으로 2000년을 눈앞에 둔 때였기 때문에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를 기념해 밀레니엄타워로 이름을 붙이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밀레니엄이라는 이슈가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결국 종로타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당시 삼성은 워낙 건물이 많다 보니 내부적으로 지역명을 딴 이름을 짓는다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었는데 일정 규모 이상의 큰 건물에는 지역명과 함께 ‘타워’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렇지 않은 나머지 건물에는 ‘빌딩’을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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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종로타워'에투자하는 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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