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금 같은 사람

성서백주간 13주 차(레위1-16) 묵상

by 김곤

너희가 곡식 제물로 바치는 모든 예물에는 소금을 바쳐야 한다.(레위 2,13 참조)


‘두툼하고 고운 주황빛을 띤 배추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인다. 한쪽에서는 수돗물로 배추를 씻고 다른 한쪽에서는 쩍 하고 배추 가운데를 가르면 다른 한쪽에서는 굵은 천염을 획획 뿌려대며 넓은 빨간색 고무대야 안에 차곡차곡 쌓아간다.'

예전에 겨울의 길목에서 집 앞마당에 펼쳐지곤 했던 광경입니다.




장모님이 음식을 너무 싱겁게 섭취하여 탈수가 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몇 번이고 병원을 찾은 일이 있고 퇴원 후에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소금물을 매일 조금 섭취하곤 했었습니다.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과해도 부족해도 우리 몸을 망가트리는 것이 소금입니다.


최근에 수술했던 고관절 부위가 안 좋아 거동을 할 수 없기 전만 해도 저와 장모님은 점심을 자주 했습니다. 어느 날 장모님과 집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했을 때 식사를 마칠 때였습니다. 장모님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시는지 먼 곳을 응시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요즘에 내가 쓸모가 없어지는 것 같을 때가 많아. 나이가 들면서,”

“무슨 말씀을요. 어머니는 지금 존재하고 계신 것만으로 소중한 가치가 있으시죠.”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곤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에세이스트

79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2화복음의 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