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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행운과 은총

성서백주간 16주 차(민수 13-24) 묵상

by 김곤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거렸다.(민수 14.1-3 참조)

그래서 백성은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였다.(민수 21,5-9 참조)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의 성경말씀에서 울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볼멘소리는 요즈음을 사는 우리들의 일상 속 한 편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간절히 바라던 것이 이루어져 기쁜 마음은 시간의 흐름에 얕아지고 더 비싼 옷과 자동차, 보다 넓은 집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되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능력이 된다면야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마는 깜도 안 되는데 눈만 높아져 지금의 상황에 불만만 터트리며 생활하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그의 마음속에는 불순물이 쌓여가고 결국에 생채기만 남을 것입니다. 그 주인공이 자식이라면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 갈 것입니다.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죄가 있다면 저를 낳아주신 죄 밖에 없는 부모님에게 일이 잘 안 풀리거나 하면 어느새 화가 가득 묻은 화살을 얼마나 쏘아댔는지 그때를 돌아보면 참 못난 아들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제게는 딸이 있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바라보듯 세상 부모들이 다 그렇듯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녀석입니다. 그와는 제가 36살이 되던 해에 만났습니다. 제 인생 또 하나의 큰 행운이요 은총의 날입니다. 오늘은 딸에게 처음으로 아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가을바람에 실어 보내봅니다.


나의 사랑, 우리 딸.

너와 만나기 전이었어. 수술실에서 나오는 간호사에게 물었지 “건강하죠?”

딸인지 아들인지보다 너의 건강이 우선이었지.

그렇게 만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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