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사람들

by 김곤

아침을 먹으러 식탁에 앉았다.


커피 한 잔과 무당 요구르트에 너트류와 바나나를 쪼개 넣고 식빵 한 조각.

나의 아침이다.


식빵 대신 베이글 한 조각이 올라와 있었다.

"못 보던 거네?"

"어제 사 온 거 있잖아. 그거야, 맛이 괜찮아."


아내가 발라놓은 치즈와 같이


바삭!


한 입, 두 입, 세 입...


"맛있다. 여운이 진하다."하고 아내에게 말을 건넸다.


맛의 여운이 짙게 다가온 빵 조각.


이내 없어진 베이글에 아쉬움이 남았다.


말초신경의 자극을 넘어 머릿속 한편에 있던 아름다운 추억의 방으로 나를 데려다준 녀석이 고맙기도 했다.



일본에서 있을 때 방학을 이용해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때 알게 사장님이 있었다. 체구가 크고 시원스러운 언변에 반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 나간 새벽 알바였다.


기계로 사무실의 바닥청소를 하는 일이었는데 아주 재미있게 했었다. 사장님도 좋았지만 구성원들이 나를 포함하여 모두 대학생들이고 대화가 잘 통했다. 한국에서 온 나에 대한 생각도 깊었다. 식사시간에는 그 배려가 더했다. 그들보다 나이가 많았던 나에게 항상 자리를 먼저 권했고 젓가락도 먼저 들기까지 기다려 주었다.


큰 체구에 조그만 안경을 썼던 젊은 사장님은 일을 마치면 늘 나에게 먹고 싶은 거 없느냐 이것저것 추천도 하며 배려했었다. 새벽일인 데다 육체적으로 힘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일이라 일을 마치면 우린 주로 고깃집을 이용했다. 그것도 언제나 비싼 한국 야끼니꾸야(고깃집)였다.


그것은 나를 위함이었다.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 그는 아르바이트생들을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세심하게 챙겼다. 그래서 만나고 나면 늘 여운이 남아 다음 만남에 설렜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많은 대화가 없어도

같이 있으면 편한 사람이 좋다. 지나침도 아니요 무관심도 아닌 존재. 그대로의 풍채가 드러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자태를 뽐내지도 환경을 탓하지도 요란스럽지도 않은 거리의 꽃들의 향기처럼 아름답다.


그래서 그들과 만날 때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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