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은 나를 춤추게 한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

by 김곤

집에서 새 발령지의 사무실까지는 2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를 두고 매일 나와 대화 중이다.


'이렇게 먼 곳으로 발령을 내면 어쩌라는 거야! 하고 불만을 품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런 생각만 하고 있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간! 가진 것 없는 보통 사람들이 가장 소중히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 앞에서 굴복하느냐 아니면 헤치고 가느냐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출퇴근 왕복 4시간을 그냥 보내기가 아깝다. 지하철 안에서는 독서를 한다. 그 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숙제였다. 아침에는 아내가 역까지 차로 가주니 고민할 필요가 없다. 퇴근 후에는 혼자서 집까지 걸어간다. 안 그러면 운동을 할 기회를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다리가 후들거리네 하하하. 산책 때 공원을 걷는 거랑 아주 달라.”

집에 도착해 아내에게 말했다.

“그럼 다르지. 힘들 거야. 공기도 안 좋아. 마스크 꼭 써야 돼!”

아내가 말했다.

“내가 데리러 나간다니까. 고집부리네.”

아내가 다시 말했다.

“아침에 같이 가주면 되지. 뭐 저녁까지. 싫어요. 하하...”

내가 다시 말했다.


아내가 저녁에 나를 위해 역으로 나온다고 하면 '몸이 불편한 장모님에게 만에 하나라도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나'라고 걱정스러운 마음 때문이다. 내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곳으로 와서 얼마 안 지나고 동료와 점심을 할 때였다.

“출퇴근하시는 것이 힘드시죠?”

동료가 말했다.

“그렇죠. 어려운 상황이긴 한데 힘들다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저녁에는 집까지 걸어갑니다. 운동도 할 겸요.”

내가 말했다.

"! 그럼, 더 힘들지 않으세요?"

그가 물었다.

"이 상황을 이겨내려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힘들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안 그러면... 산책에 1시간, 독서와 글쓰기에 2시간, 4시간 중에 3시간 정도 그렇게 알뜰히 보내면 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내가 말했다.



나의 저녁 길 여정은 이렇다.


지하철 역에서 계단을 내려와 신호등 앞에서 파란불을 기다린다. 건너편 네온사인 간판들을 바라보며 건널목을 건너고 걷고 또 걷는다. 거리에 어둠이 깔리고 인적은 드물고 보도블록 사이로 가늘게 늘어서 있는 희미한 네온사인 불빛만이 나를 반긴다. 어쩌다가 보는 강아지와 산책 나온 사람, '피곤합니다'라는 얼굴을 한 여학생이 지나간다. 나의 시선이 그녀에게 잠시 움직이며 '수고했어요'라는 격려의 말을 바람에 실어 보낸다.


한참을 가다가 삼삼오오 모여있는 남학생들을 만난다.

"여기서 공원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아요"

내가 물었다.

"저 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우회전하면 돼요"

한 학생이 대답했다.

"고마워요"

그곳에 도달해 골목길로 접어든 후 조금을 가니 공원이 있다. 사람들의 모습은 뜸하다. 공원길을 내려와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길에 접어들며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나 이제 집 근처 공원에 도착했어. 앞으로 10분이면 가."

내가 말했다.

"이 추운데 버스 타고 오라니까 또야?"

아내의 잔소리가 들린다.

번화가로 접어들었다. 다시 건널목을 건너고 또 건너서 목적지인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10시 30분이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50분이 걸렸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인생길의 여정과 같았다. 환하고 어두운 길을 가다가 신호등에 막히고, 다시 좁은 골목길을 굽이굽이 가다가 넓은 산책로를 만나 밝은 네온사인에 나를 기대고 걷다가 다시 신호등 앞에 멈추고 또 가고...


위기 상황을 추억 이야기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그저 그런 기억으로 남길 것인가. 생각은 다르게, 시간은 쪼개서.... 긍정의 생각은 나를 춤추게 하는 힘이 있다. 그 힘은 내게 등을 안 보인다는 것을 믿으며 수 있을 때까지 걷고 또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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