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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곤 Feb 19. 2024

나의 감정 무게는 얼마일까

"복도에 나가 손들고 있어!"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지 않거나 방학 숙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교실 밖 복도에서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야 하는 벌을 받기도 했던 시절이 있었다. 소년은 물건 없이 그저 손만 높이 쳐들고 있는데도 시간이 지나면 힘이 들어 도중에 손을 내리는 등 꽤도 부린다.



나는 고무밴드와 맨몸으로 근육운동을 한 지가 오래되었다. 무게가 제로에 가까운데도 잡아당기기를 반복하면 부담이 가기 시작하고 근육에 힘이 가해진다. 그러면서 무게감도 느낀다. 무릎 보호를 위해 앉아서 또는 서서 다리 들기를 반복하면 허벅지에 힘이 가해지고 세트 수를 늘리면 헬스 기구를 이용하지 않음에도 운동 효과를 본다.



전문 산악인이 히말라야와 같은 곳을 오르는 중간에 몸에 지닌 것들을 벗는다고 한다. 그래야 몸이 가벼워져 마지막의 극한을 이겨 내고 정상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도 몸이 가벼우면 움직이는 데도 하다. 이제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오고 있다. 두꺼운 코트 등을 벗으면 발걸음도 가벼울 것이다.



그렇다면, 감정이 입고 있는 옷의 무게얼마일까? 한겨울처럼 여러 겹의 옷들을 입고 있다 조금씩이라도 벗으며 무게를 줄여 나가는 것은 어떠할까?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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