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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곤 Feb 17. 2024

밤팥빵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오늘 아침 오랜만에 목동의 오목교에 갔다. 예전에 사무실이 있었던 동네라 조금 설렜다. 아내가 맛있는 팥빵이 있다고 며칠 전에 추천해서다. 내가 워낙 팥빵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집안 일로 분주해서 나는 혼자 지하철을 이용해 갔다. 서해선을 타고 김포공항역에서 5호선을 갈아탔다. 그런데 처음 이용해 보는 이 환승역이 왜 리도 높은 곳에 있는지, 길게 늘어서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두 번이나 이용해야 했다. 덕분에 허벅지 강화를 위한 운동을 톡톡히 했지만.


나는 5호선을 타고 가며 평소 대로 지하철이 어느 역을 지나가는지 신경을 두지 않고 핸드폰에 열중했다. 그런데 갑자기 목적지인 오목교역을 지나칠까 봐 불안감이 들었다. 열차 안 위를 올려다보니 내가 평소에 이용하는 3호선, 서해선, 1호선은 다 있는 다음 정차역을 알리는 안내 전광판이 보이지 않았고, 안내 방송은 철로 소음으로 잘 안 들렸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밤팥빵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이다. 갈 때보다 마음의 여유를 품고. 그러면서 나이가 익을수록 부지런히 움직이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익숙한 곳, 사람, 시간에 머물러 있으면 자칫 우물 안 개구리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오전이었다.


내일은 친구와 점심을 하기로 했다. 가보지 않은 곳을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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