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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Jun 28. 2023

각기득기소(各己得其所)

각기득기소(各己得其所)란 "사람은 자기가 갈 데를 간다. 원래는 개개인이 각각 자기가 바라는 데로 하는 것이었으나, 후에는 각인이 그 능력이나 적성에 따라서 적절히 배치되는 것을 가리키게 된다.“는 의미로 통용되었다. 『역경(易經, 주역)』 계사(繫辭·하 편이 출전(出典)이다.     



한 무제의 여동생인 융려공주隆慮公主)의 아들 소평군은 한 무제의 조카다. 융려공주는 소평군이 권세에 의지하고 자주 나쁜 짓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큰일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이 죽으면 소평군이 죽을 죄를 짓고 아무도 그를 구하지 못할 것을 염려하여 병이 위중할 때 무제에게


 "폐하, 저는 금 천 근과 천만 전으로 소평군을 위해 죽음을 미리 속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일은 전례가 없었지만, 한 무제는 그녀가 병이 심하자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고개를 끄덕였다.  융려공주가 죽은 후, 소평군은 그를 통제할 사람이 없어 나날이 교만해졌다. 한 번은 술을 마시고 사람을 죽여서 체포되어 감옥에 갔다.무제는 매우 슬퍼하며,


"내 여동생이 이 아들을 늦게 낳아 죽기 전에 내게 맡겼는데 이제 와서 죽을 죄를 지어 처형해야 하니  차마 할 수 없다"고 탄식했다.          


좌우의 신하들은


 "공주가 이미 죽으면서 미리 속죄했으니 폐하께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무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법령은 선제가 만든 것이니 반드시 지켜야 한다.내 친인척 때문에 법령을 어기면 백성의 신임을 잃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결국 무제는 모진 마음을 먹고 조서를 내려 소평군을 처형했다. 소평군을 처형한 무제는 마음이 아팠다.


그때 태중대부 동방삭은 무제에게 건배를 올리며     

 "세운 공에 상을 주는데 원수라고 피하지 않으며, 죄를 벌하는데 골육을 고려하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를 폐하께서 모두 해내셨옵니다. 사해 안의 백성들이 제 몫을 다하게 될 것이옵니다."라고 말했다.


賞功不避仇敵罰罪不考慮骨肉這兩點陛下都做到了四海之內的百姓就會各得其所     


그날 밤 무제는 동방삭에게 "내가 슬퍼할 때 도리어 너는 축하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고 말했다. 동방삭이 황제를 칭찬하는 말을 하자 무제는 기뻐하며 그에게 많은 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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