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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Aug 02. 2023

사람의 호감을 얻는 방법 6가지

그중에 하나 '미소'의 중요성, 역할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만난 구절 중 하나입니다. 106쪽에 보입니다.


"행동이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한다. 그중에서도 미소는 다음과 같은 뜻을 전한다. '당신을 좋아한다. 당신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당신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거짓 웃음 말고 진짜 미소, 시장에서 좋은 값을 받을 만큼 순도가 높은 그런 종류의 미소다. 이것이 바로 개들이 그토록 사랑받는 이유다. 개들은 우리를 보면 반가워 어쩔 줄 몰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를 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우리도 개들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게 한다. <중략> 


뉴욕의 대형 백화점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어떤 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무뚝뚝한 표정의 철학박사보다는 비록 초등학교도 못 나온 판매직 여사원이라도 아름다운 미소를 지녔다면 그녀를 채용하겠다고 했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베스트셀러로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제가 틈만 나면 반복적으로 읽는 이유는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해서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부자가 된다고 하네요. ㅎㅎ. 지금까지 아무리 반복해서 읽어도 부자는 안 되더군요. 모르지요. 제 정성이 부족하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그냥 이 책만 읽어서 그런가요. 그런데 오늘 접한 내용에서 '미소'의 역할, 중요성은 상당히 공감이 가더군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숱한 사람들과 관계를 매으며 지냈지요. 그런데 유난히 미소가 좋은, 예쁜 사람이 몇 명 기억 나는데요. 그중에 한 20년 전 쯤 이야기입니다. 당시만 해도 고교생들 아침 등교 시간 교문 지도는 정말 엄격했습니다.  어느 아이가 아침 7시 50분 등교 시간을 넘겨 55분 쯤 교문을 들어온 모양입니다. 아버지 고향이 거제도로 밤 12시가 넘어 제사를 시작하면서 온 가족이 제대로 잠도 못 잔 채 새벽에 부산 집으로 돌아온 모양입니다. 아이는 집에 오자마자 잠에 빠졌고, 하루 종일 일하고 게다가 제사 음식까지 준비하시느라 정말 고생하신 어머니께서도 그만 잠에 곯아 떨어져 버렸지요. 아이가 아침에 눈을 뜨니 벌써 7시 20분이 넘어갑니다. 그래서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대충 씻고 달려나와 급하게 택시를 잡아 왔는데, 아슬아슬 5분을 초과한 것이지요. 요즘이야 그 정도 지각하면 적당하게 이야기해서 들어감직한데, 그때만 해도 좀 엄했지요. 


아침 8시부터 0교시 보충수업이 있어서 아이도 마음이 급한데 교문 지도하신 선생님께서 엎드려 뻗쳐를 시켰답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침밥도 못 먹은 상태에서 자신의 사정을 설명할 기회도 없이 다른 친구들과 그렇게 벌을 받는데 그렇게도 서럽고 억울하더랍니다. 겨우 5분을 지각했는데 아침부터 이런 벌을 받아야 한다니. 그래도 참고 벌을 받았지요. 벌을 받고 교실에 들어가니 이미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 수업을 하고 있었고, 또 다시 수업 담당 선생님의 장황한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배는 고픈데 자신의 사정을 알지도 못 하고 일방적으로 퍼붇는 선생님에 대한 분노, 증오감도 마구 생겼답니다. 그런데 수업 담당 선생님께서 빨리 교과연구실에 가서 무슨 책을 가져오라고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지각했으니 벌이라고 하면서요. 


복무쌍지(福無雙至) 화불단행(禍不單行)이란 말이 있지요. '복은 쌍으로 오지 않고, 화는 혼자 오지 않는다.'는 뜻입니가.화불단행과 딱 일치하는 날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설상가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렇게 교과 연구실에 들어서는데 여 선생님 혼자 계시다가 환한 미소로 반겨줍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도 전날 제사를 지냈는지 제사 음식을 펼쳐놓고 있었답니다. 


"00야, 아침 못 먹었제? 잠깐 앉아서 이것 먹고 가라. 선생님 어제 제사를 지내 음식을 가져 와서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먹으려 했는데, 마침 00 네가 왔네. 조금이라도 먹고 가래이."


배도 고프고 당장 먹고 싶었지만 선뜻 손에 들기가 뭣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여신생님께서 이 아이 팔을 잡아 끌면서 억지로 자리에 앉혀 음식을 조금 먹게 했습니다. 너무나도 착하고 환한 미소와 함께 말이지요. 그리고 이 아이의 요즘 학교 생활에 대해서 크게 칭찬해 주었습니다. 지각을 할 때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인데, 선생님들이 조금만 이해해 주면 좋을 텐데 하면서 아이의 심정에 공감까지 해주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잠시 앉아 착하신 선생님 덕분에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심부름이 생각나 책을 챙기고 교과 연구실을 나오는데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와락 쏟아지더랍니다. 세상에 내 편이 되어 내 마음을 이렇게 이해해주시다니 거기다가 환한 미소로 음식까지 주시다니 등등. 



저도 당시에 그 사연을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퇴직하고 나서 졸업생들하고 저녁을 먹고 술을 함께 마시면서 동석한 어느 졸업생이 그 여선생님의 지극히 따뜻한 미소에 대한 사연을 들려주어 알았지요. 실제로 그 여선생님은 기간제 교사라서 1년 6개월만 근무하고 다른 학교로 전근 가셨지만, 당시 학생들이 매우 따르며 좋아했습니다. 그 선생님의 '미소'는 정말 인자하고 착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머니처럼 느끼고 따랐지요. 단 한 번도 소리를 지르거나 짜증을 내지 않고 늘 잔잔한 웃음과 함께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들을 부르고 대해서 당시 아이들 정신적 치료, 힐링의 원천이었지요. 




참 데일 카네기의 '사람의 호감을 얻는 6가지 방법'은


1. 다른 사람들에게 진정한 관심을 가져라.

2. 웃어라.

3.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름이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달콤하면서 가장 중요한 말임을 기억하라.

4.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상대방이 스스로에 대해 얘기하도록 이끌어라.

5. 상대방의 관심사에 관해 얘기하라.

6. 상대방이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하라. 그리고 진심으로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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