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엽 Apr 27. 2023

천만 금으로 이웃을 사다,

천만매린 (千萬買隣)

천만매린 (千萬買隣)

천만금으로 이웃을 산다는 뜻입니다. 백만매택 (百萬買宅) 이요, 천만매린 (千萬買隣)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남사(南史)에 송계아(宋季雅)라는 고위 관리가 남강군(南康郡)에서 파직되어 자신이 향후 살 곳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천만금을 주고 여승진(呂僧珍)이란 사람의 이웃집을 사서 이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집값이 백만금 정도였던가 봅니다. 그래서 여승진이 송계아에게 왜 이렇게 거액을 지불하고 집을 샀느냐고 물었지요. 그러자 송계아가 말하기를,


“백만매택 (百萬買宅) 이요, 천만매린 (千萬買隣)이라,”


백만금은 집값으로 지불하였고 천만금은 좋은 이웃을 샀다는 것입니다. 실제 집값보다 이웃을 사는데 10배나 되는 거금을 썼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여승진이란 인물이 어떠했기에 이렇게 거액도 아깝지 않았을까요.


© mayurgala, 출처 Unsplash




여승진은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은 데다 천성이 겸손하고 은인자중하여 관직에서 매우 성실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지런하고 친절해 타인을 공손하게 대했으며, 아랫사람을 대할 때도 인자하면서도 엄격하게 가르쳐 훌륭한 기풍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양나라 문제 휘하에서 벼슬할 때,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여 집앞을 지날 때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을 정도로 충실하여 신임을 받았습니다.



당나라 문장가 왕발 (王勃)이 친한 친구와 헤어지면서 남긴 이별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해내존지기 (海內存知己)이요, 천애약비린 (天崖若比隣)이라.


“이 세상 어딘가에 나를 알아 줄 벗이 있다면, 저 하늘 끝도 가까운 이웃과 같을지니” 이라는 뜻입니다.


또 세상 사람들이 흔히 인용하는 향기 이야기 있지요.


화향백리 (花香百里)요, 주향천리 (酒香千里), 인향만리 (人香萬里)라고 했던가요.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뜻입니다. 사람 됨됨이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입니다.



이제 耳順 대열에 올라서니 세상사 그 모든 것이 다시금 보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왔지만, 이젠 주위를 돌아보고 이웃을 배려, 존중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내 곁에 마음이 맞는 이가 없다면 그렇게 좋은 생각을 가진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피를 나눈 형제나 친척들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이웃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지요. 지금 바로 내곁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아껴주는 사람을 진정으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천만 금 이상으로 소중한 이웃 말이지요. 그리고 그런 이웃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나 자신이 수양하여 좋은 이웃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유유상종이라 했습니다. 좋은 이웃고 함께 하는 사람 또한 좋은 사람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아프지만 않으면 나이 들어도 괜찮은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