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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엽 May 01. 2023

곡목구곡목(曲木求曲木)

명재상 관중이 춘추오패 첫 주자인 제환광에게 알려 준 말

곡목구곡목(曲木求曲木)은 ‘굽은 나무는 또 굽은 나무를 찾게 된다는 뜻입니다. 사람을 발탁할 때 처음 인사가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처음에 어질지 못한 굽은 사람을 기용하면 다음번에도 똑같이 바르지 못한 사람을 쓰게 되어 나라가 기울어진다는 교훈을 줍니다. 국가에서 관리를 등용할 때 참고해야 할 글이지요.           

제나라 명재상 『관자(管子)』 「소문(小問)」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환공이 마구간을 시찰하다가 마굿간 지기에게 물었다.

桓公觀於廐 問廐吏曰      

“마굿간에서 어떤 일이 가장 어려운가?”

廐何事最難?      

마굿간 지기가 대답을 하지 않아 관중이 대답했다.

廐吏未對 管仲對曰      

“저는 일찍이 말을 길러본 일이 있는데

夷吾嘗爲圉人矣      

말 우리를 짤 때 나무 막대를 엮으며 짜는데

傅馬棧最難      

먼저 굽은 나무를 쓰면 이어서 굽은 나무를 써야 하고

先傅曲木 曲木又求曲木      

굽은 나무를 쓰면 이어서 곧은 나무를 써야 하고

曲木已傅 直木毋所施矣      

먼저 곧은 나무를 쓰면 이어서 곧은 나무를 써야 하고

先傅直木 直木又求直木      

곧은 나무를 쓰면 굽은 나무를 써서 엮을 수가 없습니다.”

直木已傅 曲木亦無所施矣.          


     

 



관중은 역량이 매우 탁월한 명재상이었다. 제환공이 춘추오패의 첫 번째 맹주로 천하를 호령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원동력도 관중 덕분이었다. 그런데 관중이 처음부터 제환공을 섬긴 것이 아니었다. 관중은 제희공의 둘째 아들 규(糾)를, 친구 포숙아는 셋째 아들인 소백(小白)을 보좌한다. 소백이 훗날 제환공이 된다. 제위를 놓고 규와 소백이 치열하게 다툴 때, 관중이 소백에게 활을 쏘아 화살이 소백의 허리띠 쇠를 맞혔는데, 소백이 죽은 척하면서 위기를 극복한다. 관중은 소백이 죽은 줄 알고 자신의 주군 규를 모시고 여유롭게 제나라 도읍으로 돌아오지만 소백은 먼저 돌아와 이미 제위에 올랐다. 소백으로선 관중이 철천지 원수였고 당장 때려죽어도 시원찮았다. 하지만 관중의 친구 포숙아가 소백에게 건의한다.  


"제나라만 다스리시려면 저나 습붕 정도로 충분하지만 패자가 되어 여러 제후를 통솔하는 우두머리가 되고 싶다면 관중 없이는 안 됩니다. 그러니 지난 원한은 잊어버리고 관중을 과감하게 발탁하십시오."


포숙아의 강력한 간언을 받아들여 관중을 재상으로 임명하게 되는데, 관중을 재상으로 임명하는 것이 제나라가 천하의 강국으로 올라서는데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죽음 직전에 극적으로 살아난 관중이 재상으로 임명되자 그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 관중은 제환공을 도와 상비군 조직, 상공업 육성 및 법규 제정등을 통하여 부국강병을 꾀하였다. 한편 대외적으로는 동방이나 중원(中原)의 제후(諸侯)와 9번 회맹(會盟)하여 환공에 대한 제후의 신뢰를 얻게 하였으며, 남쪽에서 세력을 떨치기 시작한 초(楚)나라를 압도한다. 결국 관중의 활약으로 인해 제나라가 천하 제후를 호령하고 환공은 맹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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