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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 삼거리에서 Sep 08. 2020

상대가 원하는 걸 먼저 준다

마케팅의 원리 - 시장 점유율 1위 등극


매출 이익 2배의 원리




1부. 무식한 놈이 소 잡는다.

2부. 현장에 답이 있다.

3부. 상대가 원하는 걸 먼저 준다.

4부. 마케팅은 조삼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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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원하는 걸 먼저 준다. 그 다음 내 걸 취한다.

시장 반응 확인은 필수. 

용 쓸 때 쓰자. 그러면 보상이 오래 간다. 아니면 곧 대가를 치른다.





앗, 바로 이거다! 3개월 점주 판촉. 이거면 2배 매출 가능하겠다.


근데 이론 아냐?

누가 이런 거 한 적 없잖아?

바로 시장 반응을 확인해 봐야겠다.



3개월 점주 판촉 - 화장품 코너 테스트



LG, 보루네오 카탈로그 들고 코너로 직행.

반응 테스트.

순서가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얼마 팔면 어떤 거 준다.

이번엔 먼저 갖고 싶은 거 골라라.


1. 먼저 카탈로그를 보여주고 골라보라고.

2. 500만 원짜리 LG전자 제품을 고른다.

3. 사주겠다. 대신 3개월간 매달 매입 500만 원에 50만 원만 내라.


하겠단다.


문:결제 가능한가?

답:가능하다.


문:샘플은 조금밖에 못 준다. 소비자 판촉물은 아예 없다.

답:괜찮다.


문:아모레 샘플, 판촉물로 드봉 팔아야 한다.

답:그러겠다.


문:월 외형이 1,000만 원인데 그러면 매입가로 650만 원. 드봉 한 달에 50만 원 매입했는데 어떻게 매달 드봉만 500만 원 매입하나?

답:가능하다.


문:못 팔아도 반품 안된다. 결제는 해야 한다.

답:반품 안 한다. 결제한다.


문:재고 쌓이지 않나?

답:열심히 팔면 된다. 3달 후 남으면 몇 달 더 팔면 된다.


문:네 달째부터 매입이 확 줄지 않나?

답:아니다. 화장품이 구색 장사라 팔기 시작하면 주문은 계속해야 한다. 스킨 나가면 로션 팔기 위해서 스킨 주문해야 한다. 권해서 손님이 아모레를 드봉으로 바꾸면 계속 드봉 쓰기 쉽다. 드봉이 마진도 좋고 판촉물도 많다.


문:왜 무리하나?

답:시집갈 때 가져가려고.


앗, 시집갈 때 가져간다고?

혼수 가구 장만하려고. 또는 새 가구 장만하려고 모든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거다.


그걸 아무도 안 준 거다.

당장 팔아먹으려고 싼 거만 줬지 혼수, 가구 걱정은 내가 처음 해 준 거다.

화장품 코너 점주는 거의 전부가 여자구만.

시집갈 때 된 아가씨가 반, 아줌마가 반, 아주 드물게 몇 명만 아저씨.



3개월 점주판촉안 작성



ㅡLG전자, 보루네오 가구 카탈로그에 있는 거 어떤 거든 사준다.


단, 화장품 코너 점주는,

3개월간 매월 얼마씩 매입하고 대금은 매월 완불한다. 반품 안 된다.

판촉물의 인도는 2개월째 되는 달이다.

판촉물 대금의 10%만 투자한다.

계약 어기면 판촉물 대금 변상한다


대리점은 매달 판촉물 대금의 7%를 투자한다.


미용사원은 1명당 카탈로그 2장 즉 LG전자. 보루네오 가구를 가지고 화장품 코너에게서 계약서를 받아 온다.


대리점과 화장품 전문점간 계약서



원주 대리점 반응



대리점 사장 극구 반대.


화장품 화 자도 모르는 게 멀 안다고. 속으로 거부감.

왜 이런 걸 하는데? 속으로 귀찮게.

코너가 왕창 매입하고, 점주 판촉물은 받아먹고, 결제는 안 한다.

결제하더라도 재고 쌓여서 4개월째부터 장사 망친다.

왕창 매입했으니까 샘플, 컵... 소비자 판촉물 더 달란다. 안 줄 수 없다. 돈 더 든다.

내 반론. 그럼 이대로 갈 건가?

이익 형편 없어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하고, 밀어내고, 재고 쌓이고, 채권 모가지 차고, 회사는 담보 더 넣든지, 돈 빌려서 갚든지 요구하고.....

코너가 약속 안 지키면 내가 개인적으로 책임진다. 회사가 아니고. 내 월급이든 적금이든 내가 책임진다.


미용사원 적극 반대.


이걸 어떻게 설명하고 약속받나?

내 반론. 먼저 카탈로그 보여주고 고르라 하고--> 그거 드릴 테니 3개월간 얼마 매입, 결제하겠냐 하고-->하겠다면 계약서에 도장 찍으면 끝. 그게 머가 어려워.

아님 이대로 갈 건가? 아모레는 그냥 사가고, 우린 맨날 미용사원이 코너에 가서 직접 팔아야 하고.....

우리도 점주가 알아서 팔 때가 되지 않았나? 그래야 미용사원 일이 줄지 않나?

그렇게 설득해도 약속 안 지키면 사장님한테 자기들만 혼난다며 여전히 반대.

좋다. 코너가 약속 안 지키면 사장님은 내가 책임진다.




전체 대리점 회의 소집



사장들 단체로 반대.

코너가 약속 안 지키면 내가 개인적으로 책임진다. 회사가 아니고. 내 월급이든 적금이든 내가 책임진다.

통과.




전체 미용사원 회의 소집



코너별 계약 요령 교육. 순서가 중요하다고 교육.

먼저 카탈로그 주고 마음대로 판촉물 선택-->3개월 매입 조건 제시--> 계약서 작성



결재



품의 써서 과장님, 부장님 결재받고.

재원 조금 더 쓰고 매출 목표하고 대리점 재고 왕창 줄여 대리점 이익 팍팍 내준다는데 사인 안 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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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점주 판촉 개시



한 달 내내 미용사원들이 카탈로그 2장 갖고 계약하는 게 영업.

지점은 인원 지원하고 진척도 확인하고.

계약되면 대리점 사장 확인하고.

한 달 후 계약 금액만 평소 3개월치 매출의 1.5배.

코너 계약률 40%

계약 안 한 나머지 60% 코너는 그냥 내버려두어도 평소 매출.

전 코너 다 합치면 평소 매출의 2배.


2달 후 대금의 50% 받고 전자제품, 보루네오 가구 트럭으로 배달해 주고.

3달째 결제 완불.

계약 코너 열외 하나 없이 100% 약속 이행.


예를 들어서 여주의 한 화장품 코너.


350만 원짜리 보루네오 천연가죽 소파를 사달라고.

작성한 표 보니 코너 월 외형이 판매가로 1,000만 원. 월평균 드봉 매입이 20만 원이 채 안 된다.

그럼 매달 500만 원씩 3달 매입해야 하는데? 코너 판매가로는 770만 원인데 그게 가능해?

직접 차 몰고 코너 방문.

구멍가게 같은 코너. 안 되겠다. 거절하려니까.

혼수란다. 하겠단다. 믿어보란다.

할 수 없이 계약.

칼같이 약속 지켰다.


발령 석 달만에 전 대리점 정상화. 시장점유율 1위!


전체 대리점 재고 바닥, 채권 130%에서 80%로 왕창 줄고

장려금 10%에서 14% full로 받고

점주 판촉 투자비 전액 회수 및 그 후로도 내내 14% 장려금.

매출 2배에 장려금 10%-->14%이니 이익은 3배로 급등.

대리점 사장님들 하나같이 만면에 웃음.


우려했던 계약 후 네 달째부터도 매출 고고.

코너 점주 말대로 화장품이 구색 장사라 빠지는 거 계속 주문해야 하고, 습관 되어 계속 드봉 권유 판매. 드봉 아진이 아모레보다 좋기도 하고.

소비자도 써 보니까 좋으니까, 아모레와 차이 없으니까, 아모레보다 싸니까. 처음 바꾸기가 어렵지 알아서 찾는다.


과장님 이하 영업소는 매출 저절로 되니까 분위기 최고.

경리는 대리점에 매입 부탁할 일 없고, 주문받느라 신나고.

나는 포상 휴가로 직원과 일본 여행.

진급에도 당근 기여했겠죠?ㅎㅎ


3개월 점주 판촉 몇 달 후 아모레 지점장 볼 일 있어서 만나니 드봉 때문에 못 살겠다고.

허긴 영서 지역 코너 40%가 매장마다 LG 제품 잔뜩 쌓아놓고 죽어라고 팔아대니 죽는소리 할 만.

것다가 LG 드봉 파는데 태평양 아모레 판촉물 쓰니 속으로 열불 날 거.

그 정도니 시장점유율은 자동 LG가 1위로 등극!

한 번 발동 걸리니 그렇게 일 년 죽 가더라구요.


원주영업소 온지 5년 지나서 서울 본사 마케팅부로 발령낸다길래 자진 퇴사하니까 LG그룹에서 바로 전화오더라구요. 미래 경영자로 선정했으니까 바로 복귀하라고. 그룹 내 어느 회사든, 어떤 부서든 가고 싶은데로 보내주겠다고.

거절 했습니다.

왜냐구요?

그건 다른 스토리라서 다른 길로 빠지니까 여기서는 이만.






* 팁



3개월 점주 판촉을 지금 한다면?


3개월→6개월 기간을 두배로 늘리고, 해외 직구로 하면 50% 싸니까

재원 따따블, 효과 따따블.

그러면 본사 36%+대리점 36%+코너 10%=82%

여기에 해외직구 50% 감안하면 164%=82%/0.5


100만 원씩 6개월 매입하면 소비자가 164만 원짜리 전자제품이나 가구나 무엇이나 원하는 대로

300만 원씩 6개월 매입하면 소비자가 492만 원짜리 전자제품이나 가구나 무엇이나 원하는 대로  

500만 원씩 6개월 매입하면 소비자가 820만 원짜리 전자제품이나 가구나 무엇이나 원하는 대로  

1,000만 원씩 6개월 매입하면 소비자가 1,640만 원짜리 전자제품이나 가구나 무엇이나 원하는 대로


더 확장 가능하겠죠?

점주가 권유 판매나 돌려 팔기가 가능한 업종이면 더욱 좋겠죠?

실패 확률, 부작용 줄이려면 저와 상의하고 하는 게 좋겠죠? 모든 걸 글로 다 쓸 수는 없으니까요.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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