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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Jan 06. 2020

편의점 알바도 인수인계가 있다.

professional 편의점 알바

* 점장님께 보낸 글입.




-- 카드체크기의 화살표 안내 대단히 유용합니다. 카드를 받고, 끼우고, 빼고, 돌려주고 네 번 동작이 생략됩니다. --





0시~09시 9시간 야간 업무 인계 사항입니다.

장님이 관리를 너무 잘해서 자질구레한 것밖에 없네요.

도움이 될 것 같아 적어봅니다.



1. 전면 유리 청소



ㅡ외부 탁자 쪽/내부 탁자 쪽

3일 중 한 번 전체를 닦았고 청결에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비 오고 외부 습기 차면 매일 닦았습니다. 내부 탁자 쪽은 비 와도 습기가 차지 않으니 역시 3일에 한 번이면 깨끗합니다.

다만 상단부는 의자를 딛고 서야 하고, 밤샘 후 아침이라 집중력이 크게 저하되어 있고, 작업 중 손님이 오면 급히 이동해야 하므로 낙상 사고의 위험이 큽니다. 그 경우 골절이나 뇌진탕의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손이 닿는 데까지만 닦고 윗부분은 본사가 진행하는 정기적인 간판 청소 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ㅡ외부 가판 쪽/내부 카운터 쪽

진열대가 가로막아 손이 닿는 범위에서 닦았습니다. 상단부 사고 위험은 위와 동일합니다.

ㅡ물청소는 작업이 커지고 시간이 많이 걸려 적합하지 않아 포기했습니다.

ㅡ물론 도어 안팎은 매일 닦았습니다.



2. 주취로 경찰 출동



ㅡ자전거 끌고 오는 50대 주정뱅이

매주 한 번 가량 소주 사러 들릅니다. 여러 날 행패, 기물 파손 등으로 여러 번 경찰 출동. 사진으로 피해를 보여주고 여기서 안 먹는 조건으로 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후 약속을 잘 지킵니다. 만일 문제시 부러진 기물 몇만 원 변상하라고 하면 됩니다. 본인이 견적서 주면 변상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진은 카톡으로 보낸 바 있습니다.

ㅡ99년생 4~6명 일행

매주 한두 번 가량 맥주, 야식 사러 들릅니다. 그중 한 명이 유독 목소리가 커 경찰이 한 날 세 번 출동, 다른 날 두 번 출동. 시끄러우면 주위 주민이 즉각 신고한다, 입장 바꿔서 자다 깨고 잠 못 이루면 가만있겠냐고 설득했고 그 후 조금 조용히 술 먹든지 술과 야식 사서 다른 데 가서 먹든지 합니다. 조심스럽게 주의 주면 알아듣습니다.

ㅡ대다수 손님은 소음이 커질 경우 주위 주민이 잠 깨서 신고한다, 경찰이 바로 출동한다, 소리 조금 낮춰달라고 정중히 말하면 협조합니다. 다만 음주 상태인 경우 시비 걸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ㅡ매장 안에서 술을 먹으려는 손님들이 간혹 있습니다. 술집이 아니어서 곤란하다, 매장 밖에서 드시라고 합니다.



3. 바깥 쓰레기통 관리



넘쳐 쓰레기가 안 들어가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 경우 쓰레기봉투를 꺼내어 입구를 벌려 놓으면 용량이 커지고 손님들이 알아서 거기에 버립니다. 단 쓰레기통은 엎어 놓아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4. 치킨 진열장 청소



업무가 야간 근무자에게 넘어왔습니다. 주간 근무자가 말하기를 사장님과 상의한 거라 해서 믿고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다만 08:30 치킨 폐기 후 09시 교대 시간까지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시간대에 공병 입출고가 겹치기도 하고요. 물청소와 달리 기름 제거를 해야 하고요. 시간 조절 또는 업무 조정 필요합니다.



5.02시부터 청소, 진열 



03시까지 손님이 많으니 원래대로 한산한 03시부터 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02시부터 하면 외부 쓰레기통, 음식물 쓰레기통을 손님들이 한참 사용하는 중이라 청소와 겹치고 청소하자마자 쓰레기가 쌓입니다. 라면, 과자는 진열 후 한 개만 팔려도 선입선출로 다시 진열해야 하니 이중 삼중 일이 됩니다.



6. 치킨 폐기율



치킨 폐기율이 보통 30% 수준이고 40% 넘을 때도 많습니다. 너무 아까와서요.
치킨 사면서 다른 것도 사가니 미끼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긴 합니다.



7. 외부 탁자에 재떨이



큰 츄파춥스 양철통보다 낫습니다. 쓰레기통에 버릴 것을 양철통에 넣어서 둘 다 비우고 닦아야 합니다. 현재 조그만 재떨이로 충분합니다. 재떨이는 분리수거 청소차 아저씨가 기증.



8. 진로소주



청년들이 간혹 찾아요. 없으면 다른 편의점 찾아본다고 나가더라고요. 깔라만시, 벚꽃연가보다는 회전이 빠를 듯. 단골 잡기도 좋고요.



9. 카드체크기의 화살표 안내



카운터와 고객 양자 모두에게 대단히 유용합니다. 카드를 받고, 끼우고, 빼고, 돌려주고 네 번 동작이 생략됩니다. 매일 고객 200명이면 800번 동작, 일 년 365일 292,000번 동작이 생략됩니다. 카드 네 번 동작은 흔히 포장, 고객 문의에 대답 등과 함께 진행되어 계산 실수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고객이 셀프로 카드를 넣고 빼면 다 해결됩니다. 고객도 카드를 지갑에서 빼서 언제 줘야 할지, 언제 돌려받아야 할지 신경 쓰고 있는 거보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편이 편리합니다.  

많은 분들이 스스로 알아서 합니다. 카드 꺼낸 채 바코드 스캐닝 기다리는 분은 "카드 여기 넣어주세요". 어쩌다 아예 모르는 분에게는 카드 꼽는 법을 알려주면서 "이렇게 하시면 더 빨리 처리됩니다."라고 멘트 하면 됩니다.

화살표를 스카치테잎으로 칭칭 붙여서 한동안 쓸 수 있습니다. 손님이 잘 보게끔 각도는 본체와 화살표를 스카치테잎으로 붙여서 조절했습니다. 여분 확보해 두면 도움될 것입니다.

본사가 기왕 제작하는 것이니 종이 말고 구겨지지 않고 청소 시 젖은 행주로 닦아도 되는 반영구적 재질로 제작해 공급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10. 현금 보관



야간에 돈통에 현금이 많습니다. 상품 채우거나 청소하려면 카운터를 수시로 비워야 합니다. 날이 밝아야 돈통에 현금 시재 확인하니 밤새 돈통에 이 쌓이게 됩니다.

0시 시재 점검하고 나서 돈통에 만원 권 10장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 만원 권과 5만 원 권은 금고로 옮겨 보관하고 중간에 돈이 또 쌓이면 다시 금고로 옮긴다면 만에 하나 강도나 절도 상황이 발생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11. 담배 신분증



깜박 집에 두고 왔다며 스마트폰에서 신분증 사진을 보여주거나, 분실해서 재발급 신청했다며 임시 발급 신분증을 보여주는 경우가 제법 됩니다. 기분 나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신분증 원본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12. 가판 덮개



비 눈 올 때 불투명한 천보다 투명 비닐로 덮으면 내부 진열 상품이 보이므로 보기도 좋고 매출이 일어납니다. 특히 유통기한이 짧은 과일류는 투명 비닐이 더욱 유용할 것입니다.



새로 뽑는 야간 알바에게 이거 보여주면 매번 가르치는 번거로움이 덜 거 같아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2019. 0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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