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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Sep 28. 2021

산문선 운동

산이오

할말 있어 나섰소

태고에 솟은 이후 처음이오


까지 와서 무에 그리 바쁘시오

우리 대한민국이 반만 년 역사 이래

UN이 공인한 선진국에다가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세계인이 열광하는 문화 선진국 되었구만

산 문화 후진 건 한결같으니 내가 다 부끄럽소


나와 싸우러 온 건 아니잖소

헐떡 뻘뻘 빨리 빨리 정상 정복이 전부라니

그러다 골절, 절벽 추락에다 사지 심장에 마비까지


나 학대하러 아니잖소

꺾고 파고 먹고 버리고

그러니 더러븐 상흔 여기저기


일껏 민둥산을 숲으로 일궜구

산행 백 번한들 내가 누군지,

누구랑 어찌 지내는지 도통 관심 없지 않소

세계 유일 세기의 기적이구만

정작 한국인은 가치를 모르잖소


치솟은 산 아니어도 차 몰지 않아도

주위에 산 쌔고 쌨소

하나같이 60년 묵은 자연 정원

모두의 것 즉 당신의 것


꼭대기 아님 어떻고 반 시간인들 문제될  무엇이오

오가는 길, 골목, 담장 너머가 다 구경거리에 심폐 운동 다리 운동


코로나19 한탄 말고 어느 산이든

쉬엄쉬엄 거닐면서 나랑 내 식솔들이랑 

눈도 맞추고 대화 좀 나눕시다




ㅡㅡㅡ




저런, 몰랐소

얼마나 갑갑하시었길래

뜻 받잡아 사람들에게 산 문화 선진국 운동 제안해 보리다

줄여서 산문선 운동


행동 강령 단순하게 둘

산즐 산느


1.산은 즐기는 거

2.산은 느긋하게


하나 보탠다면


3.상하좌우 두루 보기


어학사전


등산 : 윤동이나 놀이, 탐험 따위의 목적으로 산에 오름

산행 : 산길을 걸어감

산책 : 느긋한 기분으로 한가로이 거닐음


등산보다 산행보다 산책해보자는 말이외다


혼자라면 더욱 좋소

혹시 아오

찬찬히 살피다 보면 시인 될

사색 잠기다 보면 철인 될지

이 누구든 건강은 기본으로 챙기리다




ㅡㅡㅡ




고맙소

믿어도 되오

나가 누구요

산 아니요 산

늘 그 자리를 지키고

모든 걸 품는

주기만 하고 받을 줄 모르는

어머니 같은 산


기대해 보리다

산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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