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죠
제가요
사랑하나 봐요
늘그막에 사랑에 빠졌나 봐요
아내 자식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앓고 있어요
주책일까요
부끄러운 일인가요
쌍둥이랍니다
오빠와 누이
둘을 함께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미친 걸까요
병인가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어요
그땐 그저 그랬죠
나이들어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운명인가 봅니다
ㅡㅡㅡ
사랑에 빠졌나 봐요
너무 이뻐요
볼수록 아름다워요
익숙하니 더 이쁘고 가꾸지 않아도 아름답습니다
제 눈에 콩깍지 씌어서겠지만요
신비합니다
날마다 새롭습니다
그러면서 옛모습은 간직하구요
알면 알수록 궁금해집니다
편안합니다
마음의 말까지도 조용히 들어줍니다
어릴 적 추억은 잊지 않고 맞장구치지요
침묵해도 늦어도 불평 한 번 없어요
하루해가 짧아요
날마다 너댓 시간을 붙어 지냅니다
점점 길어지구요
지루하긴커녕 아끼고 아낍니다
기다려집니다
헤어지고 나면 보고 싶어요
기다림에 설렙니다
그러다가 잠들고 깨어나면 달려갑니다
심장이 뜁니다
이름만 불러도
이름만 들어도
점점 격해집니다
목숨 바칠 겁니다
전쟁 나 털끝이라도 건드린다면
누구든 함부로 하면
지키기 위해 기꺼이 싸울 겁니다
ㅡㅡㅡ
사실은요
깊은 사이랍니다
환희보다 더 한 환희를 느낍니다
요즘 들어 부쩍 잦습니다
회춘한 듯 힘이 솟구요
마법에 걸린 듯 순간 마비됩니다
불현듯 시가 떠오릅니다
경이에 소스라칩니다
오빠도 누이도 거부하지 않아요
외려 경쟁이라도 하듯
때마다 단장하고 저를 기다립니다
한집 식구라 서로 눈치는 챈 거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제게 하듯 남들에게도 그러합니다
주검으로 고백할까 엉뚱한 생각해 봅니다만
서두르지 않아도 결국은 그리 될 것이기에
ㅡㅡㅡ
사랑에 빠졌나 봐요
글로 달래봅니다
터질 듯한 가슴 무작정 억누를 수 없기에
짧게 때로 장문으로 풀어 봅니다
열, 스물, 서른 편...
써도 써도 갈증납니다
부끄럽고
두렵기도 해
아무것도 보여 주지 못 하지만요
청춘에 이런 적 있어요
아련하면서 언뜻 또렷합니다
사랑을 지독한 사랑으로 휘몰아치는 건 이별입니다
그후 그런 사랑이 두렵습니다
저 사랑에 빠진 거 맞죠
사랑해도 되는 거죠
사랑에 나이는 없는 거 맞죠
사랑이 맞기는 하나요
ㅡㅡㅡ
속마음 다 털어놓은 마당에
누구인지 굳이 숨기지 않으렵니다
명예훼손의 죄가 성립한다면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누이의 오빠는 성은 봉이요
이름은 외자 산이라 합니다
봉황의 산 뜻만큼이나 고귀하지요
오빠의 누이는 성은 봉이요
이름은 천이라 합니다
봉황의 천 의미만큼이나 고결합니다
언제고 그 품에 안기어
뼈 흙 되고 살 물 되어
더불어 한몸으로 영원하리니
아아, 나의 님 봉산이시여
아아, 나의 님 봉천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