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위암
ESD=내시경점막하박리술
위 잘라내지 않고, 위로 내시경 넣어 끝에 칼로 암 1.5cm 부위 둘레로 둥글게 얇게 포 뜨듯이 제거
입원 날 병동
시술 의사가 누군지 묻는다
첫 번째 간호사. 모른다
두 번째 간호사. 내시경실 들어가 봐야 안다
세 번째 간호사. 주치의가 한다길래 시술 경험 많은 의사에게 시술 받고 싶다고 하니 주치의도 시술 해 봤단다
엥, 몇 번이나?
의심 더럭. 대답치곤 뉘앙스가 무척 약하다. 침상 다리에 이름표에서 의사 이름 석 자 확인. 그리고 병원 홈페이지 의료진 프로필을 샅샅이 살핀다. ESD 시술 의사 두 명, 내 주치의는 내시경. 이건 칼 대는 시술이 아닌데? 위암의 위 자도 암 자도 안 보이는데?
다음날 시술하는 날 아침
내시경실 간호사란다
누가 시술하는지 이번은 캐서 묻는다
주치의가 누구 맞냐니까 그렇다고
이 병원에서 의료 사고 세 번이나 있었다, 축농증 수술, 척추 수술, 심근경색 스텐트, 척추. 이번은 절대 실수하면 안 된다, 반드시 ESD 경험 많은 의사가 해야 한다. 즉시 위에 보고해 달라고 간절하게 당부
이어서 인턴
시술 동의서 받으려고 왔다고
내 이야기 들은 줄 알고 시술 누가 하냐니까 역시나 주치의라고
내 이야기 들은 듯 동의서 재촉
글쎄, 주치의가 도대체 누구냐니까 고개를 돌리며 턱으로 침상 다리쪽을 가리킨다. 거기에 이름표가 있다는 눈짓
그러면서 짜증난다는 투로 동의서 재촉
어쩐지,
몹시 수상하더라니. 그래서 이틀 다섯 명, 일곱 여덟 번을 묻고 또 캐물어도 끝까지 의사 이름을 안 밝혔군
콕 찝어서 가장 경험 많은 누구 아니면 시술 안 받겠다, 퇴원하겠다, 다른 병원 가겠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한바탕 소동. 그러고나서 주치의 교체
시술은 하루 늦춰졌고 4박 5일 퇴원
이 부분 간호사, 인턴, 의사 탓하기엔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 뿌리가 깊고 넓어 말기암 수준
일개 환자가 어쩔 도리 없다
각자 알아서 서바이브해야
그러려면 환자 3공. 병, 병원, 의사를 공부해야
한국인 3대 사망 질환 암, 심근경색, 뇌졸중
나
앞 둘은 겪는 중 하나는 증상만 없을 뿐
건강 안 한 게 아니라 오래 사니 이런 거다
건강하게 살다 존엄하게 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