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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Sep 02. 2023

때꾼한 의사

주치의 바꾸지 않으면 퇴원하겠다고 승부수

소동 끝에 주치의 나타나서 이럴 거면 미리 말했어야 한다고. 그렇지만 원하시는 의사 분께 특별히 부탁했다고. 그분도 바쁘고 쉽지 않은 거라고.

감사와 죄송을 담아 인사 90도



ㅡㅡ난들 알랴



체중이 줄어 검진하려고 갔더니 이분 주치의

3차 검진 결과 진단

조기위암

ESD=내시경적점막하박리술

그 시이 위암 공부, ESD 공부

유튜브, 인터넷으로


위암 수술은 세계 최고 수준,

외과 수술도 아닌 내과 ESD 시술쯤이야 어느 대학병원인들 못 하랴 잠깐 방심

당연히 ESD 전문 의사가 시술하는 줄로만

혹시 몰라 시술 의사 누구인지 질문하니 이리저리 요리저리 피하다가 시술 직전에야 아닌 걸 알고서 경험 많은 누구 아니면 퇴원하겠다고 해서 주치의 교체하게 된 거

 


ㅡㅡ왜 굳이 교체



ESD


내시경 끝에 칼로 암 부위 1.5cm 주위를 동그랗게 자르고

깊이 1.5mm로 포 뜨듯이 떠내는 시술

합병증ㅡ출혈, 천공


수술이든 시술이든 머리보다 손기술

많이 해본 이가 장땡

쓸 데 없이 깊어서도 낮아서도 안 되는 시술

0.5mm 차이일 수도 실수로 천공할 수도

그 예민함이란 숙련도가 가를 터

내 장기를 시험 삼아 내놓을 수는 없다



ㅡㅡ새 주치의 박홍준 교수



첫 회진


두 손 앞으로 모으고 친절을  넘어 무척 공손하다. 이런 의사 처음이라 내가 당황. 벌떡 일어나 나도 양손 앞으로 모아 경청

맺음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고개 꾸벅 인사하면서. 이 또한 처음. 내가 대기업 회장, 국무총리도 아니고

헌데  한눈에  보아도 때꾼하다. 속보로 왔는지 얼굴에 땀기 번질, 피곤에 절은 안색과 차림새. 회진임에도 남자 한 명만 대동해 걸맞는 권위라곤  눈 씼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왜 이럴까?


1.인정 받으니 고마워하는 거 


의사들 땀 흘릴 정도로 정신없이 돌아간다.

내시경실 간호사들도 모두

내시경 검사만도 예약하면 몇 달 후

내시경실 늘 꽉 찬다. 난리통에 숙련의, 비숙련의 가릴 형편 안 된다. 양으로 처리하기도 벅차니까

그런 상황에서 콕 짚어서 이분 아니면 안 하겠다고 하니 고마워한 거


2.지금은 특진 제도 없다


예전엔 환자가 특진 의사를 지정할 수 있었다

비용 20%인가 더 내고

이게 널리 알려져 너도 나도 특진 신청

특진 의사에게 쏠리고 그만 돈 더 벌고

부작용 크고 건보 부담도 줄일 겸 특진 제도 없앴다

이후 10여년쯤

고교 평준화처럼 의사도 평준화

주치의 배정 복걸복

숙련도 이런 거 따지기엔 처리량부터 엄청나니 1/n로 의사 배정하는 


그러다 새 주치의 우연히 날 만난 듯

알아봐 주니 고마움을 공손으로 표시한 거



ㅡㅡ결론



숙련도 따라 업무를 나누는 시스템으로 개선하길 바라지만 이건 욕심

말하지 않았나. 그럴 여력도 여유도 없다고

현 의료 시스템이 싸고 빠른 건 좋지

그럴수록 불이익이 따르는 거


방법은 있다고 했다

환자 3공


1.내 병 공부

2.내 병 잘 고치는 병원 공부

3.그 병원에서 내 병 잘 고치는의사 공부


특히 중대질환이라면 더더욱


더 편하고 간단 방법 있기는 하다

병원에 아는 의사 동원

고향이라 같은 병원에 동창들 있다

허나 자영업 오래 독자생존이 습관 되어 그런지 이게 잘 안 돼

심지어 같은 병원 근무하는 처남, 처남댁에도 안 알려. 아내가 몰래 언질하는 거까지야 어쩔 도리 없지만


하지만 환자 3공이 병원, 의사에게도 이롭

의료 사고 줄이고, 진료 시간 아끼고

치료에도 도움된다




* 때꾼하다



어학사전


몹시 지쳐서 쑥 들어가고 매우 생기가 없다.


때꾹하다로 알았는데 사투리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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