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하하 - 8월 23일 화요일
1. 6개월 동안 정들었던 기숙사를 며칠 전에 떠나고, 나는 6개월동안 지낼 새로운 방으로 들어갔다. 상자를 바리 바리 싸고 집에서 새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를 몰고 학교로 갔다. 그동안 지냈던 기숙사의 다른 층수였다. 2층에서 12층으로 올라갔다. 분명 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사 준비를 해보면 양이 상당하다. 옷가지, 이불, 배게, 세면도구, 신발등 은근히 다양하다. 그래도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기숙사를 옮기러 왔다.
2. 전 주인이 청소를 다행히 깨끗하게 해주시고 가져서 나도 청소를 많이 하진 않았다. 청소를 하고 짐을 풀고 그 짐을 다시 방안에 배치했다. 옷은 옷장에 책은 책장에 차곡차곡 쌓았다. 이사를 하고 난 후에 비가 내렸다. 라면을 샀다. 오늘따라 더욱 더 짠 라면이었다. 급하게 먹었다. 일어나서 연구실로 걸어갔다. 마음이 무거웠다. 무거운 마음은 연구실을 무섭게 만들었다. 예전과 같다.
3. 올해 말부터 콜로라도 대학교로 dual 석사 학위를 하러 가는데, 학비가 생각보다 지원이 안 나올 것 같다. 만약에 학비 지원이 전무하면 학비는 약 오천만원정도이다. 내가 부모님께 손 벌릴 생각으로는 최대가 2천오백만원정도였다. 그러나 오천만원은 너무 크다. 부모님께 지원받기 힘들다.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교수님께도 죄송하지만 못 할 것 같다고 해야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심란하다.
4. 마음이 무거워서 오늘 저녁에도 4시간정도 미국대학원 석사과정 후 박사과정, 석사과정 후 취업,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찾아봤다. 불안해져서 안정을 찾아야한다는 욕구에 휩싸인 채로 유튜브를 정독하고 있었다. 오늘도 또 불안해져버렸다. 예전에는 스트레스가 오면 그래도 이겨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스트레스가 올 것 같다는 징조만 보여도 힘들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가. 내일 정신과를 가기로 예약됐으니, 들려서 약받아야겠다. 나는 나아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