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날, 그다지 즐겁지 않았던.
살기 좋은 도시 대전 그리고 콜로라도 볼더
아침 6시반에 일어나서 양파를 손질했다. 양파를 5개를 하프 컷팅해서 고기가 오븐그릇 밑바닥에 붙지 않도록 만든다. 그리고 고기를 올린 후에 섭씨 140도에서 약 5시간 반에서 6시간 했다. 풀드포크 라는 요리인데, 유튜버 '육식맨'의 영상 중 해보고싶던 것들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파티 요리이기도 해서 친구들에게 해주고도 싶었다. 굉장히 힘들게 준비했다. 그리고 풀드포크가 될 동안 베이컨잼을 다시 했다. 이게 너무 오래 걸렸다.
과정이 이게 베이컨 1kg를 준비하고, 그걸 스테인리스 팬에다가 계속 굽는다. 그러다가 기름이 나오고, 더 가열하면 거품이 나온다. 이때 나온 거품에서 한 십분정도 익히면 아주 맛있는 베이컨 비츠와 fond라는게 생긴다. Fond는 스테인리스 팬 바닥에 눌러붙은 것인데, 이건 보통 물을 부으면 바로 없어진다. 이때 양파를 투하하여 양파에서 나온 물로 fond를 녹이면서 맛을 흡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양파를 약 한시간동안 천천히 저어가면서 캬라멜라이즈를 진행한다. 캬라멜 라이즈를 약 한시간동안 하고 나면, 이제 베이컨을 다시 넣고 맛을 첨가한다. 단맛으로는 메이플 시럽과 흑설탕, 신맛으로는 애플 사이다 비네거랑 쉐리 비네거, 그리고 감칠맛과 쌉싸름한 맛으로 버번 위스키를 넣는다. 근데 버번 위스키를 실수로 구매하지 않았다. 나중에 오는 친구가 버번위스키를 들고올 예정이었는데 그 친구 보고 좀 더 일찍 오라고 했다.
이렇게 파티요리를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맛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만드는 과정이 사실 고되기 때문에 나는 이미 맛이 별로 없어진 상태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남들이 얼마나 맛있게 먹어주고 리액션이 좋냐가 나의 기분과 뿌듯함을 결정한다. 그러나 오늘은 기분이 좋진 않았다. 짜잔 하고 음식을 했는데 생각보다 시큰둥하게 말 없이 고기만 먹었다. 그러다가 버번 위스키를 가져온 친구가 왔는데 그 친구가 제일 맛있게 먹어서 그냥 그 친구에게 남은 고기 절반을 줬다.
그러고서 사실 이야기 하는데 다들 뭔가 지쳐보였다. 뚱해있기도 하고. 솔직히 왜 모인건가 싶었다. 저번에 비해서 텐션이 낮았는데, 낮은게 문제가 아니라, 귀찮아보이는게 별로였다. 내가 남들 눈치 잘 안 보고 할 말은 하지만, 이렇게 내가 고생한 음식을 시큰둥하게 먹으니 나도 기분이 별로였다. 도대체 왜 파티에 와서 신나게 있지 않고 뚱해있는지 모르겠다. 그럴꺼면 안 오는게 낫지 않나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냥 풀드포크 라는 레시피와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마치 게임처럼.
점심을 먹고 나서 설거지는 연구실 사람이 도와줬다. 설거지 후에 이야기 좀 하다가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 2"를 보다가 저녁으로 커리를 시켜서 먹었다. 베이컨잼을 완성하긴 했는데, 스테인리스 팬 바닥이 까만색으로 변해서 결국 버렸다. 오늘 하루가 좀 이상했다. 그리고 교훈도 얻었다. 다음부터는 음식을 시키던가 아니면 굉장히 쉬운 요리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