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or Never.
Now or Never
이라는 말 처럼 불현듯 훅 하고 떠난 여행지가 있다.
바로 울릉도와 독도이다.
이 글은 2022년도 8월 7,8일에 다녀온 독도와 울릉도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써보려고 한다. 험난했던 울릉도와 독도로 떠나보자.
이번에 같이 가는 친구는 원래 4년전에 같이 오사카로 여행 갔던 친구이다. 중학교때부터 알고지낸 친구로 이 친구는 과학고를 가서 조기졸업을 하고 먼저 대학교 선배가 됐다. 그러다가 4년전에 단둘이 오사카를 같이 가게 되었는데 여행스타일도 잘 맞고 성격도 잘 맞아서 굉장히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렇게 18년 시작하는 겨울에 같이 오사카를 가고, 나는 18년 끝나가는 겨울에 도쿄를 다녀오고, 그 이후에는 군대를 입대하고 코로나와 나의 대학원 입시때문에 여행을 갈 일이 없었다. 해외여행이 슬슬 풀리던 이번 여름방학에 일본 여행을 기대했으나 결국 자유여행은 불발되었고, 우린 특별한 곳을 가보고 싶었다. 이리저리 찾던 도중 독도를 생각했다. 아무도 잘 안 가보고 말로만 듣던 여행지였다. 그때부터 일사천리로 정했다. 그리고 날짜도 픽스했다. 8/7 일요일과 8월 8일 월요일로 정했다. 여행 방식은 패키지 투어였다. 울릉도, 독도는 패키지 투어가 평이 좋았고 결과적으로는 패키지 투어를 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패키지 투어는 "파란투어"였다.)
독도를 가기란 정말 험난하다. 일단 우린 대전에 살기 때문에 대전에서 포항항까지 가야한다. 코스는
대전에서 KTX를 타서 포항역 -> 포항역에서 포항항 -> 울릉도까지 배로 3시간 반 ->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배로 1시간 40분
이렇게 됐다. 근데 이 친구와 나의 공통점은 해야하는 일이 있으면 무조건 해야한다는 것이고, 왕복시간이나 여정이 험난하든 별로 개의치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린 저 코스대로 가기로 했다. 1박2일 알뜰 투어로 결제했고, 첫 째날에는 울릉도까지 도착한 후에 다음 날 오전에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가는 일정이다. 그리고 점심 전에 울릉도에 도착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울릉도에서 포항항으로 출발하는 것이다.
일정을 숙지하고 예약 확인문자까지 다 받은 후에 우린 일요일 오전에 출발하기로 했다. 다행히 포항항에서 울릉도까지 가는 출항시각은 12시반이었다. 대략 대전역에서 9시 이십분 KTX를 타면 가능했고 우린 기차와 배에서 자기 위해서 밤을 샌 상태로 갔다. 다들 할 것 많은 대학원생이다. 나는 Bayesian optimization에 대해서 공부한 후에 떠났다. 8시 이십분까지 지하철역에서 보기로 했고, 우리 둘 다 10분전에는 도착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일찍 만나서 떠났다. 대전역까지 가는데 여유가 있었고, 대전역에서 그 친구는 담배를 피는 시간을 나는 아침을 먹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아침메뉴는 성심당! 대전 사람들이 괜히 성심당을 까는 말이 있지만, 나는 성심당을 아주 좋아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성심당의 창업주가 우리 고등학교 선배여서 고등학교3학년때 수능 응원으로 성심당 빵을 받아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대전역에 있는 성심당에서 나는 메론빵과 애플파이를 샀다. 애플파이는 내가 먹고싶던 빵이었고, 메론빵은 괜히 일본생각이 나서 샀다.
포항역까지는 놀랍게도 한시간 이십분밖에 안 걸렸다. 내리고 나니 포항의 날씨는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 사실 굉장히 더웠고 습기까지 머금어서 쪄지는 기분이었다. 우린 급행 버스를 타고 포항항으로 이동했다. 내가 본 버스 기사 중에서 가장 운전을 거칠게 하시는 분이었다. 경적을 그렇게 많이 울리는 버스 기사분은 처음이었다.
포항항까지 걸어가면서 우린 멋진 백사장이 있는 해변을 봤다. 영일대 해수욕장이라는데 날씨만 좋으면 다시 가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파란 바다와 더 밝은 푸른 색의 하늘이 정말 넋 놓고 볼 만했다. 친구와 해변을 구경하면서 포항항으로 이동했다. 포항항에 들어가자마자 매표소가 있었고, 우린 발권을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울릉도와 독도를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독도가 그려진 흰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시간이 좀 남고 우린 출출했기에 적당한 식당을 찾아서 길을 걸었지만 의외로 일요일이라서 문을 닫는 식당이 많았다. 그래서 이리저리 보다가 만만한 맥도날드로 갔다. 맥도날드에서 주문을 하고 2,3분 있다가 바로 메뉴가 나왔다. 이 빠른 스피드에 친구와는 감탄하면서 허겁지겁 먹었다. 먹고 나니 시간이 애매하게 밀려서 우린 후다닥 포항항으로 갔다.
사람들이 더 많았고 벌써 줄을 서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신났다. 물론 우리도 그랬다. 우리 나라의 최동단의 섬으로 간다니, 교과서나 뉴스에서만 보던 독도를 간다니 신기했다.
사실 나는 배가 처음이다. 분명 그런 것 같다. 어렸을 때의 기억을 되짚어봐도 배를 탔던 기억은 없었다. 멀미도 잘 안하기 때문에 배를 꼭 타보고 싶었다. 특히 제주도를 갈 때 배를 한번쯤은 타보고 싶었는데, 오히려 비행기보다 비싼 경우도 있었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에 그냥 포기하곤 했다. 그러다 드디어 배를 타야만 하는 상황이어서 배를 탔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배멀미도 없었고, 우리 둘 다 밤을 샌 상태이기 때문에 출항 후 한 10분정도가 지나고 거의 쓰려져서 잤다.
눈을 뜨고 나니 도착 20분전쯤이었는데, 동해바다가 정말 푸르렀다. 마치 게임으로 느끼던 대항해시대의 설렘이 나한테도 왔다. 계속 쳐다보게 만드는 바다는 어느덧 초록색의 나무와 하얀색의 암석을 보여줬다. 울릉도에 온 것이다. 울릉도는 생각보다 절경이었다. 도착하고 나니 우와 하면서 감탄했다. 나랑 내 친구 모두 울릉도는 엄청 작은 섬이어서 사람도 별로 안 살 것 같았는데, 사실 그정도로 작지는 않고, 인구도 약 8천명정도였다. 심지어 GS25나 CU도 있는 곳이다.
감탄하고 사진을 찍은 후에 우린 파란투어라는 팻말을 찾았고 그분들을 따라서 밥을 먹으러 갔다. 도착하니 4시쯤이었는데 밥을 먹으러 갔다. 밥은 솔직히 형편없었다. 풀때기 몇개에 밥이어서 그냥 배만 살짝 채웠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없어서 원래는 더 긴 A코스였는데, 짧은 B코스로 변경됐다. B코스는 어떤 전망대와 어떤 폭포를 보는 코스였다.
먼저 전망대가 있는 산으로 갔다. 거기서 가볍게 20,30분 산을 탔고, 전망대까지 갔는데 정말 울릉도가 한 눈에 보일 정도로 시원한 곳이었다.하늘은 시원하게 푸르렀고, 바다는 강렬하게 넘실거렸고, 산은 뚝심있게 초록색이었다.
그리고 폭포를 보러 갔는데 이때 시각이 약 5시 이십분이었는데, 폭포 마감시각이 5시였다. 즉 마감을 넘긴 후에 간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모습에 화가 살짝 났지만 우린 이미 포기하고 그냥 즐기기로 했다. 그만큼 전망대에서 본 울릉도의 모습이 대단했다. 아까 먹은 형편없는 밥, 그리고 폭포에서 보인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이길만큼 전망대가 좋았다. 폭포가 안되기에 저동항에 있는 촛대바위로 갔다. 바위 이름이 촛대바위인 이유는 흔히 있는 효녀 설화와 같다. 어느 옛날에 어부 할아버지와 딸이 살았는데, 할아버지가 어느 날 배를 타고 나갔다가 몇날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리던 효녀는 결국 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촛대바위에 도착하자마자 봤을 때는 별거 없었으나, 해가 살짝 지기 시작하고, 그 옆에 있는 산책길로 갔을 때가 정말 멋졌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노을이 생기고 이 노을이 바다에 다시 늘어났다. 늘어난 노을 옆으로 오징어잡이배가 지나간다. 오징어잡이 배는 천천히 물살에 흔적을 남기면서 나아갔다. 울릉도의 저녁풍경이었다.
촛대바위 옆에는 산책길이었고, 거기에 낚시꾼과 고양이도 있었다. 고양이는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낚시꾼들이 잡은 고기를 옆에서 낚아챘다. 이 얘기를 가이드분이 해줬는데 솔직히 못 믿고 있다가 실제로 낚시꾼이 잡은 고기가 땅에 살짝 닿자마자 고양이가 빠르게 입에 물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붉은 바위를 올라갔다. 어쩐지 뚱뚱하지 않고 말랐더니, 이런 운동량을 소화하기 때문이었다. 고양이는 입에 고기를 물고 의기양양하게 올라갔고, 낚시꾼은 그런 고양이는 아랑곳하지 않은채로 다시 미끼를 연결하고 낚시를 계속했다.
여기까지 보고 난 후에는 우린 코스가 끝났고, 파란투어에 있는 우리의 짐을 찾아서 숙소로 갔다. 그냥 남자 둘이 자는 거라서 모텔2인실로 했다. 우린 별채로 방이 있는 모텔로 갔다. 이름은 소나무 모텔이었는데, 깨끗하고 좋았다. 침대가 없고 매트리스였는데, 이 매트리스가 굉장히 편했다. 우린 짐을 다시 풀고, 저녁을 먹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우리가 선택한 저녁은 회덮밥과 물회였다. 회덮밥과 물회는 각각 만팔천원씩이었고, 맛은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조금 매웠다. 계속 물을 먹느라 배가 다 찼다. 소주 한병을 사서 회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지금까지의 고됨이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사실 우린 독도새우회를 먹어보고 싶었으나 우리에겐 너무 비쌌다. 1인당 6만원에서 10만원까지 가격은 변동이었고, 가장 싼 가격도 우리에겐 부담이었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독도새우 튀김과 오징어 튀김은 싸게 팔아서 그걸로 냉큼 구매하기로 했다.
우리 둘 다 리그오브레전드 경기, 즉 LCK를 좋아하기 때문에 맥주 4캔과 함께 독도새우튀김과 오징어튀김을 먹기로 했다. 그러나 경기는 8시반에 시작이었고, 우린 잠깐 매트리스에 누웠는데 그새 둘 다 잠들어서 한 10시쯤이었다. 그래서 10시쯤에 2번째 경기를 비몽사몽으로 보면서 맥주 4캔과 모둠 튀김을 다 먹었다. 그리고 정신없이 잤다. 다음날 아침식사가 오전 6시이기 때문이다. 우린 5시에 일어나야했다. 급하게 치우고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따개비밥이 나왔는데 밥에 조금 따개비랑 홍합이랑 섞인 밥이었다. 간장을 넣고 비비면서 앞에 있는 반찬이랑 먹으면 된다. 어제 가이드분에게 들었는데 울릉도가 식문화가 전반적으로 발달되어있지 않다고 한다. 농사도 힘들고, 어업도 힘들어서 물고기도 없고, 심지어 육지에서 물고기를 수입해서 판다고 한다. 그리고 고기도 별로 없어서 반찬이 거의 채식 위주라고 한다. 그러나 명이나물과 계란찜, 시금치는 굉장히 맛있어서 우린 나름 잘 먹고 독도로 갈 준비를 했다. 우린 1박2일이기 때문에 독도를 다녀온 후에 바로 포항행 배를 탄다. 원래 계획은 아래와 같았다. 그러나 완벽하게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7시 이십분 독도 출항 -> 11시 이십분 쯤 울릉도로 다시 도착 -> 점심 간단히 식사 -> 12시 반 포항행 배에 탑승
일단 우린 7시 이십분에 독도행 배가 출항하고 만약에 독도에 갔다가 늦게 돌아와서 12시반 포항행 배를 못 타면 어떻게 하냐고 파란투어에게 물어보니 1시쯤에 크루즈가 있다고 그걸 예약해준다고 했다. 우린 집에 갈 수 있다는 보험을 얻은 후에 독도행 배를 탑승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파도의 높이, 파고가 기상청 출항기준에 걸렸는데 약 십분정도 딜레이 되었다. 십분정도 기다린후에는 출항을 다행히도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출항하지 말았어야 했다. 파고가 약 2.5m였다. 2.5m면 사람 키보다 높은데 이게 배로 느끼면 정말 장난없다. 양옆으로 흔들거리고 위아래로 흔들리는게 정말 지옥이었다. 나는 분명 멀미약을 먹었다. 멀미약을 먹었지만 30분쯤 지나자 정말 어지럽기 시작했다. 그때 이미 어떤 승객분들은 토하기 시작했다. 물론 멀미봉투가 있어서 다행히 봉투에 토하고 냄새도 별로 안 났으나, 그 소리나 계속 지속되는 흔들림은 나를 힘들게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미식거림이 너무 심해졌다. 그리고 나는 멀미봉투를 챙기며 옆에 친구에게 말했다.
야, 나 한 1,2분있다가 토할 것 같다.
그렇게 1,2 분 있다가 바로 멀미봉투에 토했다. 이게 너무 몸이 놀라서 그런가 목구멍이 턱턱 막혀서 숨을 못 셨다. 너무 놀랐는데 옆에 친구가 등을 두드려주니 이게 괜찮아지면서 구토를 계속 했다. 정말 녹초가 되었다. 영혼이 같이 토해지는 기분이었다. 선원분들은 검은 멀미봉투를 담을 흰색 쓰레기봉투를 들고다녔다. 거기에 나의 봉투를 넣었고, 때마침 방송이 나왔다. 독도 도착 30분전이었다. 선회든 입도든 분명 배 속도가 줄어들텐데, 절망스러울 정도로 많이 남았다. 나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눈을 감았다. 그러나 계속 어지러웠고 어떻게든 버텼다. 여기서 더 토하면 기진맥진 할 것 같았다. 어떻게든 버텼다. 그리고 독도에 도착했다. 물론 날씨가 정말 안 좋아서 입도는 아쉽게도 못 했다. 선회를 했다. 그러나 매우 가까워서 잘 보였다.
진짜 우리나라의 최동단,외로운 섬 독도였다.
이렇게나 멀리 와야지 있는 섬이라니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주위에 아무것도 없으니 외로운 섬이었다. 독도 경비대분들이 손을 같이 흔들어줬고 사람들은 갑판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다. 물론 나도 토하고 멀미때문에 고생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고 셀카도 찍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태극기를 들고 찍지는 않았다. 멀미의 후유증이 있었다. 독도선회를 약 삼십분정도 했다. 빠르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나서 실컷 눈에 독도를 담았다.
선회 시간이 지나서 배는 다시 출항을 했다. 울릉도로 가는 길이었는데 파고가 더 심해졌다. 나는 아까처럼 토하기 싫어서 빠르게 잠들었다. 한시간정도 잤는데 옆에 분이 토하셔서 깼다. 그리고 나도 직감했다. 나도 곧 있다가 토하겠다는 것을. 그리고 약 이십분 정도 버티다가 나도 다시 토했다. 그리고 울릉도에 배가 12시에 도착했다. 아마 파고가 높아서 전속력보단 안전속력으로 운행해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가는 배가 원래 울릉도에 배가 내리던 대동항이 아니라 옆 동네인 저동항에서 출항한다는 것을 문자로 받았다. 즉, 생각보다 아주 늦은 시각에 도착하고 배는 심지어 옆 동네까지였다. 아주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파란투어의 대처가 좋았다. 큰 셔틀 버스를 이미 빌려서 우리를 대동항에서 태우고 저동항까지 빠르게 데려다 줬다.
그래서 우린 저동항에 12시 이십분까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배에 탑승 안 하고 길게 사람들이 줄을 섰다. 우린 무슨 일일까 하면서 기다렸다. 방송이 나왔다.
12시 반에 포항행으로 가는 배는 현재 12시 기준 파고가 3.3m로 기상청 통제기준을 넘어서 대기중입니다. 1시에 출항으로 바꾼 후에 파고상황을 보겠습니다.
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도 날씨를 계속 찾아보는데 도저히 날씨가 나아지지 않았다. 지금 안 뜨면 농담처럼 말하던 울릉도에 갇힐 것 같았다. 친구와 나는 이거 한시꺼로 바뀌고 안되면 바로 크루즈 타러 떠나야겠다라고 말하면서 포항행 배를 기다렸다. 물론 그 사이에 나는 물약으로 된 멀미약을 다시 먹었다. 친구와 배멀미의 공포와 힘듦을 말하면서 자연앞에 겸손해지자라는 결론까지 얻었다. 그리고 파고가 2.5m인데 이렇게 힘들었는데 3.3m로 배가 출항하면 진짜 끔찍할 것 같았다.
그래서 멀미에 대해서 기다리면서 찾아봤다. 멀미는 감각간의 괴리가 원인이기때문에 선글라스와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멀미가 덜하다고 했다. 괴리가 일어날바에는 차단해서 괴리를 없애자는 것 같다. 멀미에 대해서 찾아보니 배가 1시에 출항한다고 방송이 나왔다. 그래도 우린 집을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신나하며 배에 탔다.
다행히도 좌석은 배의 중간쯤이었고 뒤에 사람도 없어서 좌석을 최대한 편안하게 세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글라스와 이어폰으로 음악을 재생하고 나는 감각을 최대한 차단한채로 있었다. 배는 약 삼십분정도 더 있다가 그제서야 출발했다. 배는 울릉도를 벗어나자 흔들림이 덜 했고 나도 잠들고 거의 도착하기 이십분정도쯤에 눈을 떴다. 포항 근처 바다는 찾아본대로 역시나 평온했다. 우린 그렇게 포항항에 내려서 여행을 끝낼 수 있었다.
마지막에 사건을 하나 꼽자면, 우린 포항항에 내렸고 밖으로 걸어가니 아저씨들이 어디가? 이렇게 물어봤다. 아마 택시 아저씨들 같은데, 우린 포항역으로 간다고 했더니 갑자기 어떤 아주머니와 합승을 해서 택시를 태웠다. 그래서 우린 아 어차피 3명으로 나눠서 요금을 내면 괜찮으니까 그냥 잠자코 갔더니 알고보니 그 아줌마도 8100원, 우리 둘한테도 8100원을 요구했다. 화가 나고 어이없었다. 미리 합승하면서 요금에 대해서 알려주지도 않고, 강제로 합승하고 따로 받았다.
카카오택시가 문제라고 택시기사들이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자업자득이다. 이렇게 무례하게 돈독올라서 벌려고 하니 신뢰가 없어지는 건 당연한게 아닌가?
그러나 우린 기차시각까지 시간이 없어서 그냥 돈을 내고 기차에서 빠다코코넛을 하나 먹으면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대전역에 도착하고 각자의 지하철역으로 내렸다. 나는 배가 너무 고팠다. 생각해보니 아침을 먹었지만 다 게워냈고, 점심은 시간없어서 못 먹었고, 저녁은 빠다코코넛이 전부였다. 저녁으로 고봉민 김밥 한 줄과 신라면 작은 컵, 그리고 삼각김밥을 사고 나서 방에서 먹었다. 먹고 나서 두 시간정도 있다가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11시쯤에 일어났다. 연구실로 출근했다. 그렇게 독도여행은 드디어 끝났다.
여행 후기로는 두 번의 배멀미와 맞바꾼 독도는 정말 좋았다. 그러나 날씨가 좋을 때 가면 독도로 입도도 하고 멀미도 안 할 텐데 조금 아쉬웠다. 물론 다시 갈만한 곳은 아닌 것 같다. 식문화의 부실은 울릉도의 큰 단점이다. 그러나 패키지 투어는 책임감있게 잘 챙겨주셨고 경치가 정말 좋았다. 날씨운은 정말 복불복이다. 우리도 첫날에는 좋았으나 다음날에는 너무 힘들정도로 바다가 거칠었다. 그러나 한 번은 가볼 만한 곳이다. 마지막으로 택시 호객꾼들보단 카카오 택시가 좋다.
빠니보틀 처럼 3줄로 후기를 마지막으로 남기고 이 여행기를 끝내야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울릉도는 먹을 거리는 없으나 경치는 끝내준다.
2. 독도는 날씨운이 모든 걸 결정한다. 그리고 배멀미는 정말 끔찍하다.
3. 택시 호객꾼들보단 카카오택시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