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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백이 May 09. 2021

가슴에 꽃만 달아드린게 아니었다.

어버이날 기념행사를 치렀습니다....사랑합니다. 당신의 세월까지도

7일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는 잠을 설치게 하였다.

비가 오면 어르신들이 도시락을 타러 오시지 않을 텐데~   

 

경로 식당에서는 코로나로 인하여 식사를 직접 해 드릴 수는 없고 도시락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해 드린다. 거리 두기로 정당한 간격 유지를 하고 체온을 체크하고 회원 번호를 기록한다.     

    

복지관 직원들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지역 어르신들을 뵙고 인사드리려고 계획을 세웠다. 한 집 한 집 찾아뵐 수는 없으니, 우리는 경로 식당에 오시는 어르신들을 찾아뵙기로 하였다. 어르신들에게 찾아뵙고 인사드림으로써 홀로 외로이 어버이날을 보내실 어르신들의 고독감을 조금이라도 감소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오늘의 행사를 위하여 직원들은 계획을 세우고 회의를 하고 전 직원이 다 나와서 인사드릴 수 없으므로 동영상으로 어버이날 인사를 어르신들께 대신하기로 하였다. 간단하고 예쁜 직원들의 인사와 복지관 관장님의 특별공연까지 준비하여 경로 식당 앞에 TV를 설치하여 영상을 틀어드렸더니, 어르신들이 마스크 벗은 반가운 직원들의 얼굴을 보고 예쁘다고 인사할 때마다 같이 대답해 주시기도 하고 어머님 어르신은 영상을 보면서 같이 하트를 해주고 노래가 나오면 같이 춤을 추면서 즐거워하셨다.

함께 노래하고 춤 추시는 어르신

직접 찾아뵙고 공연을 할 수 없었지만, 기뻐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미소를 보냅니다.    


    

도시락 배분 시간이 다가올수록 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하였다. 이러다 비가 한바탕 쏟아질 것 같았다. 비바람이 몰아치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장애우들은 직접 나와서 도시락 타기가 힘이 들어서 그냥 집에서 대충 식사를 때워야 한다.        

우리는 걱정이 가득하면서도 어르신들 한 분 한 분이 오실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


“어머니 예쁜 꽃 달아드릴게요”

“싫어 안 달아 내가 늙었간디”

하면서 가슴을 꽃 쪽으로 내미신다.    

“어머니 어버이날이라서 꽃 준비했어요, 꽃 달아 드릴게요”

“자식도 없어서 난 꽃 달아줄 사람도 없었는데~고마워”

“어머니 우리가 자식이죠~”    

“아버님 꽃 뺄 때 조심하셔야 해요. 찔릴 수 있으니까”

“어~고마워” 

   

가슴에 꽃 달아드리는 손

복지관 실무자들은 지역주민과의 지속적 관계 형성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도시락 배분과 함께 카네이션을 전달해 드리기로 하였다. 꽃을 달아 드리면서 조금이나마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감싸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어머님들은 남자선생님이 달아주는 꽃을 더 좋아하신다

오늘 도시락은 어버이날이라서 더욱더 푸짐해졌다. 따뜻한 떡을 후원해주신 치과, 떡국 떡을 후원해 주신 마이홈센터, 거기에 상큼한 과일까지 어르신들의 양손이 무겁게 돌아가셨다.    


곧 비바람이 몰아칠 것 같은 이 날씨에 어르신들이 얼마나 나오실까 하는 우려는 할 필요가 없었다. 300개의 도시락을 준비했던 경로 식당에서는 오늘 더 추가로 20개를 더 준비하고, 거기에 떡이 350개, 어르신들은 간격 유지를 하면서 자신이 도시락을 타는 장소에 미리 나와서 서 계시다가 열 체크 후 도시락을 타 가신다. 늦게 도시락을 타러 오는 분들은 도시락이 떨어지면 그냥 보낼 수 없으니 떡과 과일을 챙겨드려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해 드린다


직원들의 예쁜 한복차림과 한껏 멋을 내고 와서 어르신들에게 눈인사와 마음을 전달하는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면서 조금이나마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들이면서 어른을 공경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우리 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가슴에 꽃만 달아 드린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내 부모 대하듯이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꽃을 달아드리고, 도시락을 전달해 드렸다.


한 끼의 도시락으로 어르신들의 외로움이나 허한 마음이 다 감싸지지는 않겠지만, 진심으로 전하는 따뜻한 마음이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은 녹여 드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직원들의 마음을 하늘도 아셨는지, 도시락 배분과 카네이션 달아드리기가 마무리되면서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감사합니다, 다행이다”    


마무리와 함께 우리는 빗방울을 피해 복지관으로 뛰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이 힘듦이 아니 가슴에 행복감이 가득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어머님, 아버님 당신의 세월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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