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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백이 Dec 27. 2021

10년 동안 정으로 만들었어요.

주민기자단 10주년

 -10년 동안 실력이 아니라 정으로 신문을 만들었어요. 

-주민기자단 10주년이 되었다.    


 10년이란 시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무슨 일이든 그 일에 책임의 결과를 보려 하면 10년쯤은 해야 한다. 우리 동네에는 10년 동안 변함없이 한 자리에서 꾸준하게 동네 소식을 전해주는 주민기자단이 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10년 동안 그저 재미있어서 했다고 수줍게 웃는 기자님들~     



군산 나운 종합사회복지관과 지역주민이 만나 지역주민이 스스로 우리 동네의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의 알림과 문제점들을 서로 도와가면서 해결해 나가는 힘을 기르기 위해 주민 조직화 사업으로 주민기자단을 운영하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복지관 선생님과 주민들이 만나서 무엇을 찾아야 하고 무엇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도 모르는 가운데에서 시작되었지만, 벌써 시간이 흐르고 다져지고 다져져서 처음 신문과 그다음 신문이 달라지고 있었고 지금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마을 소식을 알리는 마을 소식지가 된 것이다.     



이 주민 모임은 10년간 이어지고 있다.

이 모임이 10년간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마을 소식을 전해 준 주민들 덕분이었다. 주민기자단은 분기 1회씩 마을신문 ‘실비단 하늘’을 발행하고 있다.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월 3회 모여 기획 회의를 진행한다.



군산의 소식을 담은 <지역 소식>, 우리 동네 주민들이 가장 관심 가지는 정보를 담아내는 <마을 소식>, 동네 이웃들의 훈훈한 이야기를 전하는 <우리 마을 희망 이야기>, 사계절이 변하는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사진으로 보는 우리 마을>과 주민들이 직접 채워주는 <주민 인터뷰 말! 말! 말!>과 <우리 동네 사진전>, 또 마을의 해결해야 하는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의논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까지도 다채롭게 담고 있다. 주민들은 분기마다 발행하는 ‘실비단 하늘’ 신문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분을 생각하면 일일이 배달하는 일 또한 힘들지 않다.        


나운복지관은 10주년을 맞이해 열심히 일해 주신 관련자들을 모셔 이날을 기념해 드리고 싶었지만,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소소하게 주민기자단 몇몇과 소소하게 10년을 돌아보고 기념하는 자리를 근사하게 10주년 행사는 할 수 없었지만, 하늘에서는 축복이라도 하듯 하얀 눈을 내려주었고, 10년을 돌아보는 기념식장은 소소했지만,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주민기자단 편집장은 “우리는 실력이 아니라 정으로 신문을 만들었어요. 재미있어서 10년 동안 한 것 같아요.”라며 꾸준히 할 수 있는 동력을 밝혔다. 다른 참여 주민들도 여기 주민기자단으로 참여하면 무엇인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좋아서 열심히 했다고 한다. 눈으로 볼 수 있고, 걸을 수 있고, 손으로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신문을 계속 만들겠다고 하는 주민들.

무슨 일이든 좋아서 하는 일은 행복하다. 행복을 전달하는 주민들에게 감사하다.     


   

“배우고 행동으로 옮기는 걸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그게 돼요!”

“주민들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이 동네를 더 이해하게 됐어요.”

주민기자단을 하기 진짜 잘했다고 웃으면서 말하는 주민기자단. 옆에 있는 우리도 흐뭇하다.    

    

누군가의 집 우편함에 배달 오는 ‘실비단 하늘’ 신문은 그저 휙 한번 보고 버릴 수 있는 신문지이지만, 이들에게는 10년이라는 세월이 묻어있다. 10년 동안 하나의 일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엄청난 의자가 있어야 한다고 복지관 관장님도 감사함을 전하였다.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주민기자단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나라 사랑은 작은 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정으로 신문을 만든다는 마을신문 실비단 하늘 주민기자단!

그들의 시선이 담겨 있는 마을신문이 궁금해진다.

실비단 하늘 앞으로도 20년 30년 더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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