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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백이 Mar 06. 2022

늙은 초보 사회복지사의 입사 지원

직장생활기~

     

(직장 글쓰기 모임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더니, 4명의 직원이 모였다. 하나의 직원 교육이다. 상사 두 분과 선배 한 분 그리고 말단 사원 늙은 나~ 가볍게 생각하고 머리 식힐 겸 들어간 모임인데 실제 사례 모음집을 내신다고 해서 부담이 되면서 나의 글과 맞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하는 사업에서 사례가 어떤 것이 있을까? 나의 글은 가벼움이 있다고들 하는 사람도 있고 편안해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사례에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든다. 이런저런 생각해 보다가 처음 입사할 때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직종의 일을 하고 다른 직장에 다닐 때는 ‘복지관’에서 하는 일은 사회복지사들이 도움이 필요한 상담자에게 상담하고 후원하고 모든 일을 다해주는 좋은 일을 하는 곳이라 생각했다.     

나뿐 아닌 다른 사람들도 사회복지사들은 “박봉이잖아”, “좋은 일하는 사람들”, “베푸는 사람들”, “도와주고 참는 사람들” 이라고들 생각하고 이야기한다.  


   

그 사람들 눈에 마땅치 않는다고 생각할 때는 사회복지사가 왜 저래~ 하는 식으로 말하고 생각한다.

‘뭘 사회복지사는 사람 아닌가!’

사회복지사들은 따갑고 기대에 찬 시선들을 받으면서 종사하고 있다.     



 복지관에 두근거리면서 입사 지원을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욕심도 참 많은 나에게 웃음이 나고 부끄럽기도 하다.

다른 일에 종사하다가 사회복사 2급으로 사회복지 관계있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사회복지에 종사하지 않던 나는 정규직에 입사 지원을 하고 싶었고, 입사 지원을 했다고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서류심사에 합격하고 면접을 볼 수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우와 나처럼 나이 먹은 사람도 서류에 합격할 수 있구나!’ 하면서 다시 입사 공고를 열어보게 되었다.

‘아뿔싸~그럼 그렇지’ 입사 공고에는 세 개의 사업 입사 공고가 나와 있었다. 정규직 직원 입사 공고를 읽고 원서 출력할 때에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사업 입사원서를 출력하고 읽고 작성해서 지원한 것이다. 하나님이 나와 복지관에 인연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나의 덜렁 거림을 그 순간에 발휘하신 것이다.     



서류심사 합격과 면접 날짜와 시간이 정해진 후에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사업에 대해 검색을 해 보았고, 군산에서 유일하게 복지관에서 사업을 5 년이상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빠르고 간단하게 공부를 하고 면접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과 만났던 나는 책 수업과 놀이 수업을 진행하던 강사였다. 책 수업만 할 때는 그래도 목을 부드럽게 사용해서 목 상함이 덜 했지만, 놀이 수업을 진행할 때에는 난 함께 아이들이 되어서 크게 소리 지르면서 함께 놀았기 때문에 목상함으로 말하지 말라는 의사의 진단으로 이직을 고민 고민하다가 결심하게 되었고, 사회복지 쪽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사실 면접을 볼 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기 때문에 지금도 나는 우스갯소리로 “그날 응급서비스 입사 지원을 나 혼자 했나 봐, 그러니까 내가 합격하였지”

이런 생각과 말도 합격했으니까 입 밖으로 낼 수 있는 것이다. 정말 나 혼자 입사 지원을 했다 해도 그 사실을 알고 싶지는 않다.     



면접 보던 날 면접장에서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다른 사업에 입사 지원을 했다고 하면서 서로 웃고 이야기를 하면서 긴장감을 조금은 없앨 수 있었다.


면접을 볼 때 사실 아무 긴장도 하지 않은 것처럼 담담하게 면접을 본 것 같지만, 사실 붙고 싶다는 생각과 욕심 때문에 가슴이 두근두근 떨었던 것은 사실이다.

‘떨어지면 어쩔 수 없지, 다른 곳에 지원해 봐야지’ 이런 말과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합격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혼자서 위안을 하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기름을 미리 발라놓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합격 연락을 받기 전까지 큰딸에게 “엄마 떨어질 것 같아~”, “괜찮아 다른 곳에 지원하면 되지” 딸의 위로를 받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나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사업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시작한 사회복지사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사업은 사회복지사가 아니어도 된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사업에 종사하는 직원을 ‘응급요원’이라고 한다.

난 응급요원으로도 사회복지사로도 열정을 가지고 일한 지 2년이 지나고 3년 차에 접어든 복지관의 나이 많은 말단 사회복지사이다.          



난 오늘도 복지관의 경력자들에게 아름다움을 배운다. 그들은 상담자에게 모든 것을 다 전달하고 후원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설 수 있게 부추겨주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만 눈높이 교육이 아니라 상담자에게도 무릎을 굽히고 눈높이를 맞춰 상담하고 귀 기울일 수 있는 사회복지사의 자세를 눈으로 배우는 늙은 초보 사회복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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