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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규 Feb 13. 2021

오늘 작전명은 ' 군침 폭발 ' 돼지갈비 찜일세.

아빠가 만든 갈비 찜

이번주 일요일은 뭘 만들어 볼까.. 유튜브를 두리번거리다가 결정한다.

" 임 일병 준비됐나?  오늘 작전명은 ' 군침 폭발 ' 돼지갈비 찜일세. "

'쪼르르' 따라오는 딸아이와 함께 재료를 사러 마트에 간다. 2층 식료품 매장이다. 과일 야채 코너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 어디 보자. ' 유튜브로 레시피를 본다. 무 400g, 당근 1개, 표고버섯 5개 이상, 꽈리고추 15개, 홍고추 1개, 대파 2대,  깐 마늘 10알, 건고추 2개. 생강 2개. 흙설탕.

대파를 사려다가 망설인다. 흙 묻은 것과

손질된 파. 한번 더 손질해야 하는 대파가 흠씬 싸다. 번거롭긴 하지만 양도 많고 싱싱해 보이는 흙 묻은 파를 담는다. 요리하고 남으면 '쫑쫑' 썰어 냉동고에 넣으면 된다.

큼직한 놈으로 무 하나를 잡아 카트에 넣는다.
무 하나면  갈비찜, 소고기 뭇국, 무 조림 등등 두세 개의 요리를 할 수 있다. 나머지 부재료를

담고 정육 코너로 간다.

돼지갈비 1 팩에 18000원 정도다. 한입 크기로
썰어진 고기가 깔끔하게 보인다.

" 오늘 저녁은 돼지갈비 찜입니다. "

가족 단체 카톡에 올린다. 세상에 수많은 요리 중
갈비찜을 하게 되다니 ' 장족의 발전 '이다. 그동안 쌓아 온 내 요리 스펙에 한 줄 더 쓰고 밑줄 쫙 긋는다.

' 또 한 번 먹고 싶은 돼지갈비찜. '


음식을 만든 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보기에는
'술술' 쉬워 보여도 구입, 손질, 재료를 넣는 타이밍까지 온 신경을 다 써야 맛 좋은 요리가 나온다.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은 '손맛이 좋다'라고 말한다. 손맛은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우러나올 때 진정한 맛을 볼 수 있다.

강남에 치킨 로봇 셰프가 있다. AI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하는 시대다. 이 로봇이 만든 치킨을 처음 먹어 본 사람들의 평가는 의외로 맛이 좋았다고 한다. 정확한 손놀림과 비율, 조리 시간이 일정해서 ' 빠삭한 치킨의 정석 '이라 할 정도다.

이밖에 CJ푸드빌이 만든 셰프 봇은 고객의 눈 앞에서 국수를 말아주고 일본에서 출시된 로봇은 고객 맞이에서부터 주문, 청소까지 한다.

로봇에서 나오는 ' 손맛 ' 이란 어떤 걸까. 패스트푸드처럼 간단한 요리는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지만 나는 음식에도 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로봇은 그 나름대로 효율성이 있다. 그러나
요리로 인해 전할 수 있는 사랑, 정, 기쁨 등의 감정은 로봇으로 대신할 수 없다. 셰프는 정형화된 틀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을까.


흑설탕은 집에 있는 백설탕으로 대신하고 마트에서 사 온 재료들을 손질한다.


1. 돼지갈비는 핏물을 빼기 위해 1시간 정도 물에 담가둔다. 이때 30분 정도 지난후 물을 갈아주고, 포인트 한 가지는 고기에 붙어 있는 지방질과 근막을 제거해줘야 한다. ( 그래야 느끼함이 덜어진다.)


2. 무와 당근은 ' 달걀 ' 크기로 자른 후 모서리와 각이 있는 부분을 둥글게 깎아준다. 표고버섯은 밑동을 잘라내고 갓을 십자 모양으로 살짝

모양을 낸다. 마늘, 건고추도 같이 둔다.


3. 꽈리고추, 홍고추, 대파는 어슷 썰기로 한 군데 준비해둔다.

4. 양념장을 만든다. 맛술, 진간장은 동일한 비율로 섞고 설탕과 생강즙을 넣은 후 잘 저어준다.


사전 준비는 끝났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요리의 시작이다.

1. 핏물을 뺀 돼지갈비는 끓는 물에 3분간 데쳐주고 중간중간 불순물을 걷어낸다.

2. 준비된 양념장을 섞고 돼지고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처음에는 강불, 물이 끓은 후에는 중불로 조절을 하고 40분 정도 끓인다.

3. 무, 당근, 표고버섯, 마늘, 간고추를 넣고 30분 정도 더 끓인다. 이때 10분 간격으로 골고루 익히기 위해 재료를 뒤집어준다.

4. 무와 당근이 익고 물이 자박해졌을 때 강불로 5분간 조린 후 나머지 야채를 넣고 1분간 잘 섞어 준다.

5. 마지막으로 참기름 2스푼, 통깨 1스푼을 섞는다.


완성이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각종 요리에는 중요하게 지켜야 할 포인트가 있다. 고기를 어떻게 손질한다던가 어떤 타이밍에 무슨 재료를 넣어 주느냐가 핵심이다. 오늘 만든 돼지갈비찜은 고기의 손질과 양념의 비율이 맛을 좌우한 것 같다.


" 언른들 온나. " 오늘은 군침 좔좔~ 갈비찜이지. "

집안에 맛있는 향기가 ' 술 ~술 ~ 퍼진다. 네 식구가 식탁 앞에 모인다.

" 오물오물.. 쩝쩝.. "

심사위원들이 맛있게 먹는다.

" 어떤가.. "  " 두구두구 두구. "

' 오~ 오 ~ '  그분이 오셨나 보다. 그분의 별명은
' 엄지 척 '이다. 보람차고 뿌듯한 저녁시간이다.

아빠의 요리가 나날이 발전 한단다.

*레시피와 만드는 방법은 유튜브 이남자의 cook를 보고 만들었습니다. *


http://omn.kr/1s20o

*이 글은 오마이 뉴스에 채택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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