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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작가 Jan 12. 2022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던 그날은요?

 초급 12번. 한국사 기출문제,  삼짇날, 단오, 한식, 한가위

<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1. 역사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
2. 한국사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
3. 누군가를 기다릴 때, 출. 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잠깐, 부담 없이 읽을 글이
필요하신 분.

<이글에 나오는 내용 요약 >


* 단오음력으로 5월 5일을 의미한다. 2022년 올해를 따져보니 6월 3일이다.


* 한식은 음력으로 딱 날짜가 정해지지 않고 동지(冬至)가 지난 후 105일째 되는 날, 대략   양력으로 4월 5일 즈음이다.


 * 옛 선인들은 홀수가 겹치는 양수(陽數)를 길일로 여겼다. 양수란 0보다 1이 큰 수를 말한다. 음력 3월 3일 (삼짇날 ), 5월 5일 (단오 ), 7월 7일 (칠월칠석), 9월 9일 (중양절)이 그렇다.


* 음력 8월 15일을 한가위라고 한다. 한가위는 순우리말로 추석을 말한다. 가위는 신라의 가배(嘉俳)에서 나온 말이다. 가배란 가운데를 뜻하며 오랜 세월을 거치며 가위가 됐고 으뜸이란 ' 한 ' 자와 합쳐져 ' 한가위 ' 가 됐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


요즘 아이들에게 추석은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가는 날, 용돈을 받거나 제사를 지내고  연휴 동안 신나게 노는 날이죠. 그러나  한가위, 중추절, 가윗날, 가배라는 낱말을 물으면 어리둥절해합니다. 더군다나 한식, 삼짇날, 단오에 대해 물으면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하지요. 물론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만, 관심을 그다지 많이 두지는 않습니다.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 11월 11월은 빼빼로 데이에 익숙합니다. 우리나라의 세시 풍속 중 음력 3월 3일은 삼짇날이고 5월 5일은 단오날 입니다.


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에 속했지만 지금은 퇴색되어가고 있죠. 이번 글에서는 우리나라 세시풍속의 유래와 관련된 설들을 알아봅니다.


1번. 단오 (端午)


한자어를 풀이해보면 단( )은 첫 번째, 오(午)는 다섯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 초닷새 ' 가 되는데 음력으로 5월 5일을 의미한다. 2022년 올해를 따져보니 6월 3일이다.


봄에 씨앗을 심고 모내기를 한 후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기가 있다. 이때 우리 조상들은 세시 풍속을 즐기며 풍년과 안녕을 기원했다. 


이날은 향이 강한 약초인 창포, 쑥 등을 이용해서 귀신을 쫓아내는 풍습이 있었다. 쑥떡으로 호랑이 인형을 만들어 대문 앞에 걸어 놓았다고도 한다. 또한 그네 타기, 활쏘기, 씨름 등 민속놀이를 즐겼다.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 중의 하나다.


단오의 유래는 중국 초(楚) 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진나라에 의해 초나라가 멸망하게 되는데 충신이었던 ' 굴원 '  은 이를 한탄하며 강물에 몸을 던졌다. 그날이 5월 5일이었다. 초나라의 옛땅인 중국 남동부에서는 굴원을 기리고 제사를 지내며 행사를 지냈다. 이 풍습이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단오가 됐다.


5월 5일에 태어난 역사적인 인물이 있다. 후삼국 고구려의 궁예다. 그에 대한 기록이 『삼국사기』

권 50, 「열전 10」 궁예 편에 남아 있다.


弓裔)는 신라 사람이다. 성은 김 씨이고, 아버지는 제47대 헌 안 왕(憲安王,?~861) 의정(誼靖)이며, 어머니는 헌 안 왕의 후궁이었는데, 그 성과 이름은 전하지 않는다. 또는 48대 경문왕(景文王,?~875) 응렴(膺廉)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5월 5일에 외가에서 태어났는데, 그때 지붕 위에 흰 빛이 있어 긴 무지개처럼 위로 하늘에까지 뻗쳤다. 일관(日官)이 아뢰기를, “이 아이는 중오일(重午日)에 태어났고 나면서 이가 나 있고, 또한 햇빛이 이상하니 장차 국가에 이롭지 못할 것이옵니다. 마땅히 아이를 키우지 마옵소서”라고 하였다.


*중오일 (重午日) 단오 일인 오월 오일을 말한다.


2번 한식(寒食)


한식은 단오, 설날, 추석과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명절에 속한다. 음력으로 딱 날짜가 정해지지 않고 동지(冬至)가 지난 후 105일째 되는 날, 대략   양력으로 4월 5일 즈음이다. 때론 3월에 한식이 올 경우도 있다.


한식의 유래는 고대 사람들의 ' 개화 의식 ' 과 관련이 있다. 즉, 일 년 동안 사용했던 불을 끄고 새로운 불을 피워 한 해를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한식의 여러 유래설 중 가장 신빙성이 높다.


동지 이후 105일째 되는 날을 한식으로 정한 이유는 별자리와 관련이 있다. 고대 중국의 별자리는 28수 (二十八宿 )였는데 불을 관장하는 심성이 이즈음 밤하늘에 나타나는 걸 보고 105일째로 정했다고 한다.


한식날은 찬 음식을 먹거나 일정기간 동안 불의 사용을 금지하는 풍습이 있었다. 조선왕조 세종실록 52권, 세종 13년 4월 1일의 기록에 한식날, 불에 대한 기록이 있다.


"삼가 《사림 광기(事林廣記)》를 살펴보니, 형 초기(荊楚紀)에 이르기를, ‘동지(冬至)에서 1백5일이 지나면, 질풍(疾風)과 심한 비가 있으니 한식 절(寒食節)이라 이른다.


진(秦) 나라 사람은 한식을 숙식일(熟食日)이라 부르는데, 그것은 불을 때지 아니하고 미리 익힌 음식을 장만하여 한식 절을 지낸다는 말이다. 제(齊) 나라 사람은 냉연 절(冷烟節)이라 부르기도 하고, 또는 금연 절(禁烟節)이라고 이르기도 한다. ’하였고


 《동경 몽화록(東京夢華錄)》에 이르기를, ‘동지(冬至) 뒤 1백5일이 한식이 되는데, 하루 전날을 취숙일(炊熟日)이라고 이른다.’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한식에 불을 금하는 법은 예전부터 내려온 것이옵니다


우리말에 '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라는 속담이 있다. 24절기 중 하나인 청명은 하늘이 맑아진다는 뜻이다. 한식과 같은 날이거나 하루 앞서거니 뒤서거니 온다. 한식날은 손 없는 날이기도 하다. 귀신들이 쉬는 날이라 사초를 하거나 이사하기에 좋은 길일이다.


3번 삼짇날


삼짇날은 음력으로 3월 3월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날이다. 추운 겨울을 피해 떠났던 제비가 꽃피고 따뜻한 하늘을 유유히 날며 봄날을 즐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양력으로는 4월 중순 ~ 5월 초인 삼짇날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풀리고 따스한 햇살이 편안함을 주는 시기다. 옛 선인들은 홀수가 겹치는 양수(陽數)를 길일로 여겼다. 양수란 0보다 1이 큰 수를 말한다. 음력 3월 3일 (삼짇날 ), 5월 5일 (단오 ), 7월 7일 (칠월칠석), 9월 9일 (중양절)이 그렇다.


삼짇날의 유래는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다만 고대 제천행사, 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때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추정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신할머니는 세상에 아기를 보내주는 세분의 여신이라 한다.


신라의 박재상이 쓴 <<부도지>>에 삼신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마고, 궁희, 소희라는 세분의 신이 인간의 세계를 창조했다고 한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서 삼신할머니와 전설의 고향에서 나온 삼신할머니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삼짇날을 ' 여자의 날 ' 이라고도 한다. 이는 삼신할머니를 기리기 위함이다.


조선시대 신윤복의 풍속도를 보면 양반과 기생들이 봄꽃을 즐기러 나온 모습이 있다. 삼월 삼짇날 즈음인듯하다. 이날은 각종 민속놀이와 함께 진달래 화전, 쑥떡 등을 만들어 먹었다.


우리의 삼짇날과 비슷한 풍습을 가진 나라가 있다.

베트남이다. Ien dong 렌동이라는 축제다. 렌동은   베트남어로 ' 죽은 이의 혼이 들어가 일시적으로 신들리다.'라는 뜻이다. 매해 음력 3월 3일마다 축제를 연다. 천신, 지신, 수신 세분의 여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굿을 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삼신할머니와 삼짇날과 비슷하다.


4번. 한가위


음력 8월 15일을 한가위라고 한다. 한가위는 순우리말로 추석을 말한다. 가위는 신라의 가배(嘉俳)에서 나온 말이다. 가배란 가운데를 뜻하며 오랜 세월을 거치며 가위가 됐고 으뜸이란 ' 한 ' 자와 합쳐져 ' 한가위 ' 가 됐다.


삼국사기 권 제1 신라본기 제1  >   유리(儒理) 이사금(尼師今)  >   9년 가배의 유래(0032년 (음))에 한가위에 대한 기록을 볼 수 있다.


〔9년(32)〕 왕이 6부(六部)를 정하고서는 절반씩으로 나누어 두 부류로 삼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部內)의 여자들을 거느리고 무리를 조직하게 하였는데,


가을 7월 열엿새부터 매일 아침 일찍 큰 부(部)의 뜰에 모여서 길쌈을 하게 하여 밤 10시경에 그치게 하였다. 그러고는 8월 15일에 이르러 그 성과의 다소를 살펴,


진 쪽이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이긴 쪽에 사례하였다. 이렇게 하고서 가무와 온갖 놀이를 행하였는데, 그것을 가배(嘉俳)라고 불렀다. 


설날 하면 떡국이듯이 추석 하면 송편이다. 우리 조상들은 송편을 빚고 제사를 지내며 각종 풍속놀이와 함께 한바탕 놀았다. 우리 속담에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이 있다. 늘 풍족하고 하고 평온한 날을 기원하는 마음을 뜻한다.


중앙일보 2015. 09.25 일 우리말 바 루기라는 기사에 나온 퀴즈가 있다.


다음 중 추석을 뜻하는 말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


1. 한가위 2. 가윗날 3. 대보름 4. 중추절


눈치채셨다시피 답은 3번 대보름이다. 음력 1월 15일을 대보름이라 한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 그러니까 15일 , 가운데라는 의미다.

<마무리 글>


오늘 아침 20대 초반의 회사 동료에게 서울에서 제비를 본 적이 있어? 라 묻자, ''  아! 제비요. 고창에 있는 할머니 집에서 봤어요. 했다.


필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어릴 적 골목에서 뛰어놀다가 흔히 마주친 새가 제비였다. 그때만 해도 우리 집 처마에 제비가 집을 짓고 살기도 했다. 미세먼지 때문일까.. 환경오염 때문에 먹이가 줄어서일까.. 요즘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강남 갔던 제비가 다시 돌아온다는 음력 3월 3일 삼짇날 이후에도 언젠가부터 제비는 서울로 돌아오지 않는다. 9월 9일은 중양절로 제비가 다시 돌아간다는 날이다. 떠난 제비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단오와 한식은 설,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주요 명절이었다.  활쏘기, 그네 타기, 창포, 쑥떡 등등 전통이 사라져 가는 자리엔 하늘을 뚫을 듯한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 참고 자료 -

*한민족 문화 대백과사전 (단오, 한식, 삼짇날,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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