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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규 Mar 03. 2022

아빠는 운동장에서 종칠 때를기다렸다

시 해설 /  임세규

기다림  / 피천득

아빠는 유리창으로 살며시
들여다보았다

귓머리 모습을 더듬어
아빠는 너를 금방 찿아냈다

너는 선생님을 쳐다보고
웃고 있었다

아빠는 운동장에서 종칠 때를
기다렸다


[ 시 해설 ] /  임세규


피천득은 인연이 워낙 유명해서 수필가로 알려져 있지만 시인이기도 합니다. 그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잘 표현한 서정시를 주로 썼지요.


딸 바보로 유명했습니다. 딸 서영은 피천득의 글 속에서 종종 등장합니다.


' 기다림 ' 은 교실 밖 창문에서 딸을 바라보며 느낀 감정이 잘 표현됐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 살며시 스쳐 지나갑니다.


글쎄.. 만일 필자가 총각 때 이 시를 읽었더라면 화자의 감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고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으면서 오는 느낌들은 직접 아이를 키워 봐야 알 수 있지요.


잠자기 전 안아달라며 이불 속을 파고드는 우리 집 가영이가 피천득의 시 ' 기다림 '에 있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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