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말아 밥 한 그릇 / 임세규
밥 맛이 없다
쪼르륵 밥그릇에 물을 말아
숟가락으로 뒤적이면
밥 알이 물속으로 잠긴다
입 맛이 없다
스으윽 김장 김치 이파리
손으로 슥슥 찢으면
숟가락 위 밥 한술 기다린다
아사삭
물만 밥에 총각김치도
일품이다
옅은 초록색
물만 밥에 간이 밴 깻잎도
일품이다
밥맛 없고 입맛 없는
한 끼 식사
그래도 물 말아 밥 한 그릇
뚝딱 잘 먹는다
시 해설 / 임세규
왜 그럴 때 있지 않나요. 10가지 반찬도 필요 없고 물 말아 밥 한술 먹고 싶을 때요.
저는 김치찌개에 있는 푹 익은 김치를 숟가락에 올려 먹을 때가 가장 맛있더라고요.
입맛 없을 때 물 말아 김치, 총각김치, 간장 절인 깻잎 하고 한 끼를 먹으면 맛있죠.
아주아주 단순한 밥상도 때론 ' 행복의 맛 '을 느낄 수 있네요.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밥그릇에 물 말러 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