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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규 May 16. 2022

소주병 / 공광규

시 해설 / 임세규

소주병 /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시 해설 / 임세규


자기를 내어주며 세상사 열심히 달려왔건만 야속한 인생은 빈병이 되어 버렸네요.


빈 소주병은 아버지요, 그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는 화자의 마음 아픔이 느껴지는군요.


아버지는 분명 식구들 들을까 봐 나지막이 우시다가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셨을 거예요.


당신을 의지하는 아내와  똘망똘망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가슴에 간직하고 계셨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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