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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규 Jan 14. 2023

다욧, 좌절감을 맛보았지만 현재 진행형이다.

뭔가의 줄임말 같은데... 어학 사전을 찾아본다.


다욧 ←diet

명사 주로 인터넷상에서 ‘다이어트’라는 뜻으로 쓰는 말 / 출처 우리말샘


그 어려운 걸 시작한 지 한 달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비교적 성공이다. 다이어트를 했다면 한 거지 굳이 비교적이란 말이 웬 말인가..


처음 시작한 그날 체중계의 숫자는 87kg 한 달이 지난 어제는 82kg이다. 몸이 가벼워짐은 물론이고 허리를 죄어오던 벨트가 숨을 쉰다.


몸무게가 갑자기 불어난 건 5년 전이다. 나이가 들면 호르몬이 변하고 남자도 갱년기가 온다.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체중의 변화 역시 그 탓이 아닌 듯싶다. 굳이 변명을 한다면 말이다.


내 사주( 四柱 )를 보면 항상 따라다니는 단어가 있다. 식 (食) 자다. 이놈의 먹을 식자가 두 개나 붙어 다니니 살이 찔 수밖에.. 생각해 보면 어려서부터 식탐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타고난 먹성을 지금까지도 어쩌지 못한다. 어딜 가든 먹을게 준비된 상황에 딱 맞춰 내가 있다. 식구들이 맛있는 걸 먹고 있을 때 나의 먹을 복은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귀신 같이 집에 돌아온다.


5kg 감량도 살만한데 사실 더 빼야 하는 게 현실이다. 비만도 계산기에 의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신장 180cm, 체중 82kg, 나이 50세를 입력해 보니


이렇게 나온다.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체중을 줄여야 정상 범위로 갈 수 있다는 말인가..



결과를 보니 무릎을 꿇어야 하는 좌절이다. 5kg 빼는 것도 어마어마 한 노력과 참을 인 (忍) 자가 수백 번 필요한데 무려 10kg을 더 줄여야 한다.


이건 뭐 지금보다 더 험난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건 뭔가.. 일단은 눈물을 멈춘다. 무릎을 다시 펴고 일어난다.


그나마 내가 5kg을 줄인 과정을 살펴보자. 적당히 먹어야 우리 몸은 보기 좋은 품위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론은 그렇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간단히 말하자면 덜 먹고 운동하기다. 아침 식사량을 1/3로 줄였고 점심은 굶으며 러닝 머신을 1시간 걷고 뛴다. ( 회사에 헬스장이 있어서 다행 ) 저녁은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는다. 단, 과하지 않게 적당히. 이걸 시간대로 보면 05시 30분 아침 식사 이후 저녁 8시까지 공복을 유지하는 셈이다.


중간중간에 따뜻한 물을 먹고 배고프더라도 참는 거다. 어려운 시절 운동장 수돗물로 배고픔을 달랬다는 누군가의 심정이 절실히 느껴진다.


간헐적 단식 이란 공복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 한다는 거다. 23:1 단식 (23시간 공복),16:8 단식 (16시간 공복)을 말한다. 간헐이라는 어감에서 약간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완전한 간헐단식은 아니지만 나 역시 공복 상태를 오래 유지하니까 살이 빠진 건 사실이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지금 내 앞에 놓인 벽이 하나 있다. 그동안 몸무게를 줄였으나 더 이상 빠지지 않는 듯한 구간에 도달한 거다. 많은 도전자들이 ' 나는 안돼 ' 라며 자포자기한다는 그 시기다. 이 벽을 넘으면 목표를 향해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쉽지가 않다.


특히 주말이 문제다. 집에 있는 동안 수많은 먹을 것들이 ' 맛 만 보라며 ' 귀에 속삭이고 유혹을 한다.


" 참 애쓴다~ 애써 ~ "


날이 갈수록 배만 나오는 내 인생에 다이어트란 없다고 선언한 친구가 쯧쯧 거린다.


" 인생 뭐 얼마나 산다고, 맛있는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거지 뭐 하러 참고 견디고 지지리 볶아 가며 사냐 "


맞는 말이기도 하다.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이대로 내 몸을 방치하다간 건강에 적신호가 올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미 빨간불이기도 하지만.


아내는 170cm에 55kg이다. 정상 범위다. 오히려 저 체중 쪽에 가깝다. 살 빼라며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던 아내가 멋진 겨울 코트를 사준다.


" 조금 더 가보자. 힘 내고.. 거봐 배 나온 게 들어가니까 옷이 잘 어울리 잖혀 ~ "


어제 주문한 미숫가루가 오늘 도착한다. 미숫가루는 주말 공복을 달래 줄 식량이다. 정상 범위의 체중 까지는 아직 먼 길이지만 오늘도 꾸준히 달려 본다. 체중계의 앞자리 숫자 7을 만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된다. 


  " 으싸 힘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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