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들이 말하지 않는 '그 이후'의 이야기
“스타벅스 들어왔대.”
그 말 한마디에 부동산 카페가 들썩인다.
분양 브로셔엔 ‘스타벅스 확정 임차!’가 붉은 글씨로 박히고,
은행은 별다른 질문 없이 대출을 내준다.
그만큼 스타벅스는 상가 임대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최근 건물주들 사이에
“이제는 스타벅스가 계륵이 됐다”는 말이
서서히 번지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스타벅스 코리아는 1999년 한국에 진출해
신세계(이마트)와 미국 본사가 함께 운영했다.
하지만 2021년, 신세계가 미국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이제는 완전히 신세계 주도의 독립 법인이 되었다.
브랜드는 그대로지만, 운영 철학은 바뀌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임대인과의 관계였다.
스타벅스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지급하는
이른바 ‘매출 연동 정률 계약’을 채택한다.
과거에는 15~16%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10~12%로 하향되고 있다.
그런데 이 수치조차
건물주 입장에서는 ‘겉보기 수익’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실제 매출 계산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구독은 본사 몫, 할인은 건물주 부담
2024년부터 도입된 ‘버디패스’는
월 7,900원에 커피 30% 할인, 배달비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스타벅스의 유료 구독 서비스다.
문제는 이 할인 금액이
매장 매출에서 차감되며, 임대료 산정 기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즉, 고객은 본사 구독 서비스를 통해 할인받고,
그 부담은 매장 측과 임대인이 지게 되는 구조다.
본사는 매달 수십만 명의 구독료를 직접 수취하면서,
건물주는 임대료 수익 감소를 겪는다.
계약 구조상 이에 대한 별도의 보전 장치도 없다.
매출은 일어났지만, 임대료는 줄었다
배달 서비스인 '딜리버스'도 논란의 중심이다.
건물주들과의 계약 조건에는
매출의 12% 전후를 임대료로 지급한다고 되어 있지만,
스타벅스 본사는 딜리버스 매출에서
배달비, 할인비, 프로모션 등을 제외한
‘순매출’만을 기준으로 삼고, 그 중 4%만 지급한다고 밝혔다.
즉, 1,000만 원의 딜리버스 매출이 발생해도
실제 임대료는 40만 원에 불과한 셈이다.
더욱이,
건물주는 어떤 항목이 공제되었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2022년 기준
스타벅스 코리아 전체 임차료: 2,697억 원
전체 매장 수: 약 1,500개
매장당 연평균 임차료: 약 1억 5,400만 원
월평균: 약 1,280만 원
하지만 이 수치는
버디패스, 딜리버스 도입 전 기준이다.
실제 임대인 커뮤니티와 부동산 업계에서는
버디·딜리버스 적용 이후,
체감 수익이 월 800만 원 이하로 감소했다는 증언이 늘고 있다.
고정비를 감안하면,
수익률 6%를 기대했지만 실제론 2~3%에 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벅스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임대인은 일반 상가와 다른 조건을 감수한다.
도심 매장 기준: 250평 이상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은 500평 이상 요구
인테리어, 설비 투자: 평당 최소 250만 원 이상
→ 6~8억 원 이상 초기 비용
그런데
이렇게 지출한 뒤 계약을 체결해도
본사 정책에 따라 수익이 조정되는 구조라면,
건물주는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최근 몇몇 상가 투자자들은
스타벅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거나,
다른 임차인(다이소, 병원, 생활 밀착형 브랜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임대료 정률은 낮아졌고
실매출은 투명하지 않으며
본사는 독자적 정책만 고수한다면,
“브랜드 가치”보다 “계약 구조”가 더 중요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스타벅스는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 브랜드다.
그러나 건물주 입장에서,
이 브랜드가 수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이제는 “간판만 보고 계약하는 시대”는 끝났다.
계약서의 매출 산정 방식, 할인 공제 조항,
구독 서비스와 배달 매출의 처리 방식까지
철저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화려한 간판 아래
실속 없는 장사가 될 수도 있다.
조선비즈: “스타벅스, 건물주에 임대료 인하 요구”
Tistory 블로그 ‘개발과 부동산’: 스타벅스 임대료 구조 분석
신세계그룹 IR 자료 (2024년 3분기 실적 발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