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각, MBK의 민낯

사모펀드식 LBO가 기업을 ‘현금 인출기’로 만드는 순간

by 김선철

11월 매각을 앞둔 홈플러스가 “그때까지는 정상 운영”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본질을 가리지 못한다. 매각 시점이 고정된 이상, 경영의 초점은 운영 지속이 아니라 팔기 좋은 포장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기사에서도 매각 전 정상 운영을 강조하지만, 이는 단기 안심용 신호일 뿐, 매각 이후의 고용·투자·점포 유지에 대한 책임을 담보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LBO(레버리지드 바이아웃)의 작동 논리가 드러난다. 최소 자기자본+최대 차입으로 인수한 뒤, 기업 자산과 현금흐름을 인수금융 상환원으로 돌리는 순간 장기 투자 여력은 고갈된다. 점포 부동산 유동화, 배당성 현금 인출, 비용절감이 단기 성과를 부풀리는 동안, 온라인·물류·고객경험 같은 미래 투자는 뒷순위로 밀린다. 결국 “정상 운영”의 약속은 매각 전까지 불만 켜두는 임시 조치일 뿐, 매각 이후의 산업 경쟁력과 지역 일자리에는 아무런 답을 주지 못한다.


LBO,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LBO(레버리지드 바이아웃)는 인수 주체가 자기자본은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부채로 조달해 기업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핵심은 인수된 기업 자체의 자산과 현금흐름이 부채 상환의 담보·원천이 된다는 점이다. 해외에선 TXU처럼 거대 LBO가 시장 변화에 무너진 사례가 있고, 국내에선 홈플러스가 인수 후 부동산 매각·자산 유동화로 현금이 빠져나가며 본업 투자 여력이 고갈된 전형적 폐해를 드러냈다. 물론 하이마트 사례처럼 슬림화·지배구조 개선으로 엑싯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공통된 리스크는 분명하다.

1) 과도한 부채에 따른 파산 위험, 2) 장기 투자 축소로 경쟁력 약화, 3)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 4) 산업 생태계의 동반 침체다.


현대 M&A의 교훈은 명확하다. 재무공학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야 하며, 인수 이후 고용·투자에 대한 최소 의무와 자산유출 견제, 그리고 ESG 관점의 성과 평가가 병행되지 않으면, 기업은 ‘현금 인출기’로 소모되고 산업은 빈 껍데기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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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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