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일 순간의 급류

by 여행사 작가 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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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서 있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장승배기 그 옆을 올곧이 지켜주고 있는

단단한 옹벽처럼 마음을 다졌다.


그렇다고 해도

꿀물이 흐르는 반달 앞에서는

사르르 녹아 먼지처럼 붕괴되는 것이

작은 존재들의 인지상정


둔탁한 탄알을 깨어낸 철모 틈에

불어대고 붙여내어 정이 든다 하더라도

따스한 그 달 빛줄기 하나에

아주 조용히, 미세하게 파괴되는

차가운 존재들의 인지상정


순간의 휩쓸림,

천지신명조차도 가히 막을 수 없다는 그것


살다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다.


무슨 생각으로,

어떤 연유들로,

이렇게 흘러가게 되었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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