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몽중(夢中)에서

by 여행사 작가 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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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에는

꿈결 속의 내 모습이

한 없이 부러울 때가 있다.

몽중(夢中)이라는 말처럼,

꿈속에서는 그것을 온전히

집중하여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아무리 몰두할 시간이 주어진 대도

금세 쾌락과 환락 속에

아무 것도 아닌 것들에

바보같이 속아 넘어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일 평생 동안

"주님,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며

수백 번을 내뱉고, 수천 번을 되새겼건만

결국 작은 날갯짓, 눈짓 하나에

일순간 그 모든 것들은

흘러내 버린다.


그런 날에는

아무도 막지 않는 장벽 속에 사로잡혀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한 채

등이 굽은 듯 어정쩡한 모습으로

모두 다 알아들은 척

묘한 표정을 짓는다.


별것 아니래도

한 순간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맹호의 눈빛, 늑대의 마음가짐으로

그 전체를 씹어 삼키던

모진 이의 모습을

사무치게 동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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