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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시각이 찾아올 때면
육중한 무게의 쇠갑옷과 철모를 쓰고서
영겁의 철근에 깔린 채
죽어버린 듯, 기절하길 반복한다.
아득히 정신은 나가버린 가운데
겨우내 입으로, 식도로
어푸어푸 호흡하기를
겨우내 이어간다.
온몸을 짓무르는 철근의 감각
그 아래 누워
나를 향해 덮쳐오는
수많은 마귀들과의 전투를 맞이한다.
마녀의 목을 베고 머리칼을 잡아채면서
일순간 콧망울이 짓눌린다.
찡그려진 미간 사이, 무의식 그 아래에서
보란 듯이 생생한 감각이 만져진다.
온몸에 생채기가 휘갈기어진 육신은
어떻게 알아챘는지
총기 가득한 눈빛으로
한 겹의 눈꺼풀을 벗겨낸다.
이내 의식을 되찾고서
온몸을 감싸 안았던 철근을 어지러이 치워버리고
전투복을 조심히 가다듬으며
시퍼런 칼날의 검을 추스른다.
천천히 호흡을 다듬은 채
까맣게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던 그때처럼
적들의 토벌을 꿈꾸며
또다시 황망한 사막으로 나아간다.
전사의 정신은 영원처럼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