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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사 작사가 류익 Jan 05. 2024

#13. 너의 아픔은, 곧 나의 아픔

ㆍ  측은지심(惻隱之心):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마음.


어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질 것 같은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면, 우리는 누구든지 나서서 그 아이를 도와주려 할 것이다. 이러한 선한 마음은 누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다. 우리가 태어나며 가지게 된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이를 말미암아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본능적으로 공감하고 안타까움을 느끼는 능력을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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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아픔이 전적으로 나의 아픔으로 느껴진 적이 있는가. 살아가며, 전적으로 이러한 감정을 느껴본 적은 없지만 비슷한 감정이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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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우리 조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몸을 뒤집을 줄도 모를 때, 누이가 잠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잠시 볼일을 보는 사이 아기가 침대에서 떨어져 버렸다. 당시 우리 누나는 엄청 놀라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이 작은 존재에 뜻하지 않은 아픔을 주었다는 것을 자기 일처럼 슬퍼했다. 이 소식을 접한 나 역시도 속이 많이 상했다. 감정은 전염력이 있다. 내 조카의 아픔은 곧 나의 아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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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내 친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을 하면서 만족하고, 뿌듯한 날들이 많지만 그중 가장 힘든 날은 본인이 보육하는 아이가 다칠 때라고 했다. 아무래도 어린이를 상대하는 직종이다 보니, 작은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그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솟구친다고 했다. 한 번은 혼자 걷다가 넘어져 콧등에 상처가 난 원생에게 미안하다며 잠 못 드는 그녀를 보았다. 그 이야기를 접하는 나도 역시 마음이 아팠다. 감정은 역시 전염력이 있다. 그녀의 담당 학생의 아픔은 곧 나의 아픔이 되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감정을 나누어 가진다. 감정을 교류하며 너와 나는 하나가 됨을 느끼고, 사랑 속에 함께 성장한다. 그러므로 당신의 아픔은 곧 나의 아픔이다. 그래도 좋다. 슬픔을 맘껏 공유하라. 슬픔이 쓰라리고 간 자리에는 함께 성장한 우리가 남아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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